삼성전자와 삼성SDI가 ‘갤럭시노트7’ 이슈를 계기로 배터리 안전성을 대폭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와 ‘다중 안전장치’를 도입했고, ‘부품 전문팀’도 구성했다. 삼성SDI 역시 갤럭시노트7 리콜 발표 직후, 천안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꾸리고 ‘제품 안전성 혁신 TF’를 설치했다.
2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노트7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종합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8 포인트 배터리 안전성 검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이 프로세스는 △배터리 내부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특수장비 도입 △배터리와 완제품에 대한 대량 충방전 테스트 △사용자들의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가속시험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또 삼성전자는 핵심 부품에 대한 설계와 검증, 공정관리 등을 전담하는 ‘부품 전문팀’을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영입을 확대하는 등 부품 개발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강화했다.
이와 함께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는 ‘다중 안전장치’를 적용할 방침이다. 배터리 실장 공간을 추가로 확보, 소비자가 사용 중 제품을 떨어뜨리는 경우에도 배터리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 배터리 안전 설계 기준도 강화했다. 또 충전 온도와 전류, 충전 속도에 대한 보다 안전한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등, 소프트웨어 보호 알고리즘을 강화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 역시 천안사업장에 비상상황실을 꾸리고 ‘제품 안전성 혁신 TF’를 설치했다. TF에는 △개발 △제조·기술 △품질·검증 등 3개 분과에 임직원 100여 명을 투입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SDI는 전 부문에 안전성 관련 약 1500억 원의 투자를 진행했으며, 개선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제3기관에 의뢰해 개선 전과 후의 제품을 평가받아 안전성이 개선됐다는 객관적인 검증 결과를 확보했다.
삼성SDI는 앞으로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안전성 관리센터를 신설해 제품 안전성 기술력을 배양할 계획이다. 또 안전성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배터리 안전성 전 부문을 통합,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학계와 연구기관의 전문가들로 자문단을 구성해 제품의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클레어 그레이 박사, 버클리 대학교 거브랜드 시더 박사, 스탠퍼드 대학교 이 추이 박사, 아마즈 테크컨설팅 CEO 토루 아마즈쓰미 박사 등 리튬 이온 배터리 관련 전문가들을 자문단으로 위촉했다.
고동진 사장은 “이번 교훈을 통해 업계 전체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다중 안전 설계와 검증 프로세스 등을 관련 단체에 공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