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송산그린시티 어쩌나?

입력 2017-01-1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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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스튜디오 무산으로 신도시 개발 암울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한창 개발 중인 경기도 화성의 송산그린시티가 걱정이다.

그곳에 조성키로 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업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들려서 그렇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믿고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나 개발업자는 매우 난감해 졌다.

그렇잖아도 지난해 12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아파트시장은 대규모 미달사태를 맞아 분위기가 영 안 좋은데 유니버설 스튜디오 놀이공원 조성사업이 물거품이 돼 버리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대방ㆍ세영주택 등이 3개 단지에서 1800여 가구가 분양한데 이어 올해는 금강주택ㆍ모아 등에서 4개 단지에 2200여 가구가 쏟아진다.

송산그린시티는 5586만㎡(1700만평)에 주택은 물론 각종 테마단지와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이 중에 421만㎡(128만평)의 땅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단지가 들어가는 것으로 돼 있다. 이는 용인 에버랜드 면적의 1.7배 크기다.

이 대규모 놀이공원을 보고 택지 조성과 함께 각종 테마단지와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 송산그린시티다. 주택 6만 가구를 지어 인구 15만명을 유입하는 신도시다.

그러나 최근 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업에 동참키로 한 중국 투자자가 난색을 보인데 이어 미국 유니버설 스튜디오 본사 측에서도 단지조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사실상 대규모 놀이공원 조성은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송산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조성은 무리한 계획이었다. 한국의 수요를 감안할 때 5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짓는 놀이공원의 채산성을 맞추기 쉽지 않았다.

사업 주체측은 중국 관광객을 대거 끌어들이겠다고 했지만 그 나라에도 볼거리가 많은데 굳이 놀이공원 구경을 위해 한국까지 오겠느냐는 의구심이 적지 않았다.

그런 저런 이유로 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업은 10 여년을 끌어왔고 결국은 무산카드가 돼 버렸다.

사업을 추진한 수자원공사와 시행사 입장에서는 애석하겠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참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 조성했는데 채산성이 안 나오면 그 뒤치닥거리는 정부 몫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들어서면 에버랜드를 비롯한 기존 놀이공원에도 타격을 줄게 분명하다. 한정된 수요에 놀이공원만 잔뜩 만들어 놓으면 모두 피해를 입게 된다는 소리다.

중국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 유입 계획도 그렇다. 이미 중국은 물론 일본·싱가포르에도 디즈니랜드·유니버설스튜디오와 같은 대규모 놀이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는 주변 국가에서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수요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얘기다.

중국 투자자도 이런 상황 때문에 투자를 꺼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것 말고 춘천에도 대규모 레고단지 조성이 진행 중이다. 좁은 나라에 이런 국제적인 놀이시설이 과연 제대로 굴러갈지 의문이다.

송산그린시티 부지는 수자원공사가 바다를 매립한 곳이다. 수공은 이 노는 땅을 어떤 방식으로 든 개발하려고 무쩍 애를 썼다.

그래서 무리하게 신도시 건설을 추진했는지 모른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아니면 신도시 수요를 채울 수가 없다. 아무리 안산의 신규 수요를 높게 잡아도 15만명 인구를 채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송산그린시티 주변에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어 송산그린시티 운명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앞으로 신규 개발은 자제해야 한다.

공급과 수요를 감안할 때 신도시 개발은 기존 도시만 자꾸 침체시킬 뿐이다.

있는 것부터 살려내야 모두가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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