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달걀이 처음으로 대량 수입되면서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흰색 달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역시 1970년대까지 달걀 판매량의 대부분이 흰색이었으나 90년대 이후 마케팅 영향을 받아 시장에서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유통되는 달걀의 99%는 갈색이다.
달걀의 껍데기 색은 어미 닭의 품종에 따라 결정된다. 산업적으로 사육되는 산란계(알 낳는 닭) 품종은 글로벌 육종회사들이 빨리 자라고 많은 알을 생산할 수 있도록 개량한 흰색 품종(레그혼)과 갈색 계통 품종(로드 아일랜드 레드·뉴햄프셔 등)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한국은 주로 갈색 계통의 품종을 수입하고 있어 달걀 역시 갈색이다. 하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상황은 정 반대였다. 강원대 이규호 교수의 '백색 산란계와 갈색 산란계의 생산성 비교'(1998) 논문에 따르면 당시 국내 산란계 10마리 중 9마리는 백색 품종이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육종회사들이 산란능력이 우수하고 생산비가 적게 드는 백색 산란계 교배종을 잇달아 내놓았다. 당시만 해도 산업적인 측면에서 백색 산란계가 갈색종보다 우수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1970년대를 기점으로 뒤늦게 갈색 산란계의 품종 개량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생산성 및 사육 비용이 백색 산란계와 비슷해졌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20%대에 불과했던 갈색 산란계 사육 비중이 점차 늘어났으며 한국도 갈색 산란계 비율이 1975년 14%, 1986년 60%, 1990년 80%, 1991년 98% 등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특히 1980~1990년대 국내 계란 유통업체들의 '토종 달걀' 마케팅이 '갈색 달걀' 선호에 영향을 미췄다는 분석도 있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한 TV프로그램에서 “한국은 80-90년대 토종닭 마케팅이 있었는데, 갈색 달걀이 토종닭이라는 것”이라고 “사실 흰 달걀이나 갈색 달걀이나 둘다 외국 닭”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