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오름세가 둔화됐다. 대출금리 상승에 주택거래량이 감소하며 가계대출 증가세는 전달에 비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6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 원으로 전월 대비 3조5000억 원 증가했다. 전달(8조8000억 원)에 비해 증가폭에 절반이하로 줄었다. 이는 2010~2014년 12월 평균인 3조7000억 원 증가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에 비해 3조6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전달(6조1000억 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2010~2014년 12월 평균인 3조8000억 원과 비슷한 규모다. 마이너스통장대출은 2000억원 감소한 174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정훈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대출금리 상승세에 따른 전월의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중심의 대출 선수요와 주택거래량 감소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1만1000호에서 12월 9000호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5일에는 아파트 공급 축소와 중도금 대출 보증 규제 확대를 골자로 가계대책을 내놨고, 이어 11월에는 청약 자격 강화와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는 부동산 대책도 발표한 상태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44조9000억 원으로 전달 대비 15조원 줄었다. 대기업 대출은 전달에 비해 9조2000억 원 감소하며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고, 중소기업은 5조8000억 원 감소했다.
김 차장은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면서 “12월에는 은행의 부실채권 상각과 기업의 부채비율 관리에 따른 일시상환으로 대출규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회계년도 장부 마감(북클로징)에 따라 자금 수요가 줄어들며 회사채(-1조1000억 원)은 순상환됐고, CP(+7000억 원)는 연말 단기자금 수요로 소폭 순발행됐다. 주식(2조5000억 원)은 전달(5조1000억 원)에 비해 발행 규모가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