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이번엔 ‘매출채권’ 새 뇌관 되나

입력 2017-01-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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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청구공사 금액 줄자 매출채권 늘어…9곳 작년 3분기 누적 26조 육박

금융당국이 건설사의 미청구공사 감시를 강화하면서 미청구공사 금액은 상당 부분 감소했으나, 매출 채권은 오히려 증가해 새로운 부실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 9곳의 2016년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채권은 총 25조7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이 6조1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GS건설(4조858억 원), 대우건설(3조476억 원), 대림산업(2조9957억 원) 순이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가 일정 지연 등으로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돈이라면, 매출채권은 건설사가 공정률 기준으로 발주처에 대금 지급을 요청했지만 산출 시점을 기준으로 받지 못한 미수금이다. 통상 3개월 안에 지급받는 게 일반적이지만, 보유기간이 6개월을 지나면 부채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 장기 매출채권으로 분류한다.

앞서 미청구공사가 부실의 징후로 계속해 지적되자 금융위원회는 회계투명성 제고 방안을 내놓고 미청구공사 잔액을 공시하도록 했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미청구공사 줄이기에 안간힘을 썼고, 실제로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매출채권이 오히려 증가하면서 새로운 잠재부실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매출채권 증가세가 가파르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채권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조34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8100억 원에서 65.4% 급등했다. 같은 기간 GS건설은 1조5700억 원에서 1조9800억 원으로 26.1% 증가했고, 대림산업도 1조700억 원에서 1조4200억 원으로 32.71% 늘었다.

때문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한화건설은 매출에서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달한다. 받지 못한 공사대금이 연간 매출의 절반을 넘는 것이다.

매출채권이 늘면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미청구 금액처럼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된다. 미청구 금액을 줄이는 대신 매출채권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눈 가리고 아웅’식의 편법 재무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이 대손충당금을 제대로 쌓아 놓지 않고 있다”면서 “발주처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매출채권 역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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