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지난해 실적 금융위기 수준… 영업익 5조 원대 ‘역주행’

입력 2017-01-11 11:00 수정 2017-01-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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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업 3조원대 손실ㆍ신흥국 경기침체로 수출감소… “소형 SUV ‘OS’ 등 신차로 위기 타개”

현대자동차 연간 영업이익이 6년 만에 5조 원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노조 파업에 따른 3조 원대 매출 손실과 신흥국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가 실적에 직격탄을 날렸다.

11일 관련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조7168억 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10% 감소한 수치로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반면 지난해 10월 신규 설립한 중국 4공장(창저우) 가동으로 출하량이 늘면서 같은 기간 매출은 2.1% 늘었다.

현대차 영업이익 추정치가 5조 원대로 밀려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절대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때와 비슷하다. 경기 침체를 딛고 호황기를 누렸던 2012년(8조4406억 원) 때와 비교하면 4년 만에 32%나 쪼그라들었다.

현대차 실적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역주행한 것은 러시아ㆍ브라질 등 신흥국 경기침체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한 탓이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지난해 1~3분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8% 줄어든 15만1000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브라질 공장 역시 8.3% 감소한 11만6000대를 기록했다. 아중동((亞中東)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37%나 줄었다.

장기화된 노조 파업으로 가동률이 하락한 것도 부담을 더했다. 현대차는 노조 파업으로 인해 3조1132억 원(14만2381대)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고 추산했다. 상반기 영업이익(3조1042억 원)을 앉아서 날린 셈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퍼스트 아메리카’를 외치며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위기를 ‘신차 효과’로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가장 집중하고 있는 모델은 오는 7월 출시될 ‘OS(프로젝트명)’다. 해당 차급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쌍용차 ‘티볼리’를 잡고 국내 10만 대 규모로 성장한 소형 SUV 시장에 주도권을 잡겠다는 각오다. 제네시스 브랜드로는 프리미엄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쏘나타’와 ‘싼타페’ 부분 변경과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다양한 친환경차 출시도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창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고, 파업에 따른 기저효과에 신차 출시까지 더해지면 올해 현대차 영업이익은 4년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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