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후 2시 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임 사장은 김재열(49)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의 직속상관이다.
국민연금과 보건복지부, 청와대 비서실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삼성 지원 지시 정황을 확인한 특검은 삼성 임원 줄소환을 예고한 바 있다. 특검은 임 사장에게 최 씨 측을 지원하게 된 경위를 추궁할 방침이다. 삼성의 금전적 지원이 대가성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삼성 역시 처벌이 불가피하다. 특검은 지난달 29일 김 사장을 불러 밤샘 조사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이었던 이 상무는 최 씨 모녀에게 특혜 지원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경질된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 측은 최 씨 일가에 특혜를 제공했더라도 대가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한 마디로 피해자 주장을 한 셈인데, 특검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최 씨에게 새로운 혐의로 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검토 중인 특검은 뇌물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검찰 수사단계에서 직권남용,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됐다. 특검이 새로운 영장을 발부받아 최 씨를 강제수사하려면 이전과는 다른 혐의가 적용돼야 하는데 뇌물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검에 앞서 임 사장을 비공개 조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29일 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당시 금전적 지원의 대가성 여부와 함께 최 씨 사건에 연루된 제일기획 출신 인사들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으로부터 한국동계스포츠센터에 후원금 16억 2800만 원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씨 조카 장시호(38) 씨와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특검은 전날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최 씨의 딸 정유라(21) 씨가 삼성으로부터 후원받은 과정과 협회의 개입 여부 등을 추궁했다. 박 전 전무는 정 씨를 포함한 승마선수들의 지원 계획을 짜고, 삼성이 최 씨 모녀의 독일 회사 '비덱'의 전신 코레스포츠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도록 도운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