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연체율이 70%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돼 보험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동양생명은 2일 오후 6시를 넘긴 시간에 자율공시를 통해 “전체 육류담보대출금액은 3803억 원이며 연체금액은 2837억 원”이라고 밝혔다. 연체율이 무려 74.6%에 이른다. 육류담보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공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중간 조사 결과를 밝힌 것이다.
따라서 이 금액은 더 커질 수 있다.
연체 기간별 연체금액을 살펴보면 △1개월 미만 75억 원 △1개월 이상 ~ 3개월 미만 2543억 원 △3개월 이상 ~ 4개월 미만 219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자산을 보수적으로 운용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대형 부실은 이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산은 부동산과 달리 리스크가 크고,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보험사는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연체율 관리에 소홀한 점이 의문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은 대출 기업에 대한 현장 점검을 한 달에 한 번 이상 실시한다. 기업이 영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다. 그리고 연체율이 일정 비율 이상으로 높아지면 신규 대출을 중단하는 등 시스템적인 대출 관리에 들어간다.
현재 대다수 은행의 대기업 연체 비율은 1%를 밑돌고 있다. 중소기업 연체율도 3%를 넘지 않는다. 저축은행의 평균 기업 연체율은 6 ~ 7% 수준이다. 따라서 70% 넘는 연체율에 대해 대다수 금융기관 전문가들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연체율이 3 ~ 4% 수준만 돼도 충당금을 쌓는 등 부실관리에 들어간다”며 “특히 육류담보대출처럼 리스크가 큰 대출은 리스크관리위원회, 사외이사가 대출 건을 깐깐하게 검증한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성격을 고려했을 때 리스크 관리는 보험사 경영의 핵심으로 꼽힌다. 연체율 관리 소홀은 회사경영 부실로 이어질 수 있으며 나아가 계약 고객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서한을 통해 “이번 사고로 인해 어느 정도의 손실 발생은 불가피하겠지만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성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