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내수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경제는 건설업이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든든한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던 해외건설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이에 최근 건설사들이 그동안 수주 텃밭으로 불리던 중동 일변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새로운 수익원 찾기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5억6000만 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보츠와나는 GS건설이 최초로 진출한 국가로, 이곳은 남부 아프리카 중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북쪽으로 국경이 맞닿아 있는 국가이며 주력 산업인 광공업과 자원개발, 인프라 부문에 대한 정부와 외국 민간 자본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저유가로 인한 중동 오일 시장의 발주 급감이 두드러지며 GS건설은 이에 대응하는 해외 사업 전략으로 중동 중심에서 벗어나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등 해외 시장 다변화를 꾸준히 모색해 오고 있다. 이미 지난해 동종사 최초로 주력사업 EPC사업이 아닌 신사업 영역인 PMC사업으로 베네수엘라 첫 진출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각 특성에 맞는 지역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건설종가 현대건설은 중동지역 집중 전략을 탈피해 중남미·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등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실제 현대건설은 2013년 우주베키스탄 탈라미잔 발전소, 2014년에는 베네수엘라 뿌에르토 라크루즈 정유공장 고도화 PKG 및 칠레 차카오 교량, 지난해에는 동티모르 슈아이 물류보급기지 프로젝트를 수주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올해 수주물량만 보더라도 건설사들의 수주처가 기존 중동 일변도에서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존 국내 건설사들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중남미를 비롯해 아프리카, 유럽, 동남아 국가들로의 진출이 늘고 있다.
이미 대우건설은 오래전부터 검은대륙 아프리카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잡고 있다. 대우건설은 또한 새로운 수주국 찾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인도에서 갠지스강 교량 건설사업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 외에도 롯데건설이 베트남에서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했고,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서 2억5200만 달러 규모의 지하철 공사를 따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나란히 손잡고 전통시장 중 하나인 쿠웨이트에서 3조6000억 규모의 초대형 잭팟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노력에 더해 정부도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해외건설공사를 수주할 때 필요한 보증을 지금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어 침체에 빠진 해외 건설의 비상이 다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