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OLED TV 시장 재진출 선언에 LG그룹이 반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OLED 패널의 매출 증대를, LG전자는 삼성의 퀀텀닷(양자점) 기술에 맞서는 든든한 동맹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30일 업계 및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내년 1월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가전쇼 CES 2017에 65인치 OLED TV를 첫 전시하고, 내년 봄부터 유럽과 미국, 중국에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핵심 부품인 대형 OLED 패널은 LG 디스플레이로부터 조달받을 예정이다. 소니는 2007년 11인치 OLED TV를 출시했지만, 당시 비싼 가격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OLED TV는 LCD 기반의 퀀텀닷 TV와 차세대 TV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OLED TV는 백라이트(광원) 없이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완벽한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고 자연스러운 색감과 디자인 등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LCD TV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 탓에 TV 시장 점유율은 0.5%(연간 80만 대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2015년을 기점으로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 등 중국 업체들이 OLED TV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들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프리미엄급 OLED TV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소니의 OLED TV 시장 진입에 따라 OLED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LG가 소니의 진입을 반기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화질에 경쟁력이 있는 소니에 LG전자가 점유율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지만, LG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충분한 양산 경험으로 축적된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우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CES에는 새로운 폼팩터 형태의 OLED TV를 내놓으며 ‘OLED=LG’라는 공식을 만든다는 목표도 세웠다.
한편, 닛케이는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OLED 패널 시장에서도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인 BOE와 일본 JOLED 등이 중대형 제품 개발에 뛰어들고 있어, 패널 제조업체가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 향후 OLED TV 시장 크기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