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이동통신 시장은 갤럭시노트7 리콜 여파와 어수선한 시국 탓에 소비침체 늪에 빠졌다. 12월은 대학입시, 크리스마스 등 선물수요가 많아 대목으로 꼽히지만 올해는 예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하루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1만3000여 건에 그쳤다. 27일까지 누적 건수로는 33만6844건으로 40만 건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평균 번호이동 건수가 60만 건인 점을 고려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던 지난 9월(49만3000여건)과 비교해도 약 10만 건가량이 적은 수치다.
번호이동 건수가 줄어든 것은 휴대폰 시장이 축소됐다는 의미다. 반대로 소비자들의 번호이동이 잦으면 시장이 활기를 띤다고 본다.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에서 정한 하루 평균 번호이동건수가 2만4000건을 넘길 경우에는 과열로 판단한다.
올해 하루평균 1만5000~1만6000건은 꾸준히 이어왔는데 연말시즌인 12월 번호이동 건수가 오히려 크게 밑도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12월 시장 침체를 갤럭시노트7 리콜과 아이폰7의 흥행 실패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효과 등으로 분석했다.
지난 10월 21일 출시된 아이폰7은 첫 주에만 20만 대가 개통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루 판매량 2만 대 이상을 유지하다 출시 3주차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현재 하루 판매량 1만 대 밑으로 떨어져 사실상 흥행에 참패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7은 공개 직후 혁신이 없다면서 혹평을 받은 제품”이라며 “출시 초반 반짝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줄면서 갤럭시노트7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 혼란도 이유라면 이유다. 업계에서는 지난 10월부터 본격화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어수선한 시국 상황이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