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과 ‘니로’의 판매량을 놓고 현대기아차 내부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9일 자동차산업협회 따르면 올해 1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은 11월 말까지 9481대(하이브리드 6916대 +일렉트릭 2565대)가 판매됐다. 연초 잡았던 판매 목표치 1만5000대의 63%가량을 달성한 셈이다.
반면, 3월 말 공개된 기아차의 니로는 8개월 동안 1만7081대(하이브리드)가 팔렸다. 올해 목표치 1만8000대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 글로벌 판매 목표를 올해보다 두 배 수준인 7만5000대로 올려 잡았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현대기아차가 친환경 전용 모델로 만든 차다.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물)을 사용했다. 우선 아이오닉의 복합연비는 1ℓ당 22.4㎞로 국내 출시된 차량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미국 시장에서 연비 ‘왕좌’에 있던 토요타 ‘프리우스(1ℓ당 21.9㎞)’도 제쳤다. 유럽 신차평가프로그램(유로 NCAP)에서 최고점인 별 다섯개를 받고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지'가 실시한 비교평가에서도 1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에선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분위기가 달랐다. ‘니로’의 인기 비결은 최근 뜨고 있는 소형 SUV란 점이다. ‘니로’는 르노삼성 ‘QM3’ㆍ쌍용차 ‘티볼리’와 경쟁 구도를 이루며 젊은 세대의 생애 첫차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형차 콘셉트인 ‘아이오닉’에서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던 실내 공간도 상위 차급 ‘스포티지’ 수준으로(축거 2700㎜)로 확장, 고객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복합연비도 1ℓ당 19.5㎞으로 우수하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ℓ당 32.6㎞를 달려 연비 신기록을 달성, 국제 기네스북에까지 올랐다. 가격도 2000만 원대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대차가 곧바로 무상 수리를 진행했지만, 아이오닉이 출시 두 달 만에 일부 차량에서 밀림 현상이 발생한 것도 니로에게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했다고 업계는 지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두 차종이 경쟁모델이긴 하지만,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선점을 위해선 선의의 경쟁도 필요하다”며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