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는 정치인테마주가 그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렸다. 정치인테마주는 코스닥은 물론 코스피시장에서도 주가 수익률 상위권을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 종목의 대다수는 실적과 주가간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는 때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26일 기준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종합건축자재 생산업체 에스와이패널이다. 연초 3400원대이던 이 회사 주가는 3만2000원대로 치솟으며 무려 856% 뛰었다.
에스와이패널은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급등했다. 이 회사는 반 총장의 동생 반기호 씨가 부회장으로 영입되면서 대표적인 반기문테마주로 꼽히게 됐다.
보광산업(479.8%)과 코디엠(415.1%), 지엔코(414.1%), 광림(367.1%), 파인디앤씨(346.7%), 바른손(328.4%)도 모두 반기문, 문재인 등 정치인테마주로 엮여 있는 종목들이다. 수익률 순위를 20위까지 확장해도 정치인테마주의 기세는 등등하다. 문재인테마주 뉴보텍(217.3%), 반기문테마주 제룡산업(189%), 이재명테마주 에이텍(189.6%)과 정다운(172.9%) 등이 자리하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도 정치인테마주가 득세하고 있다. 코스피 연간 수익률 상위 10위권 종목에 성문전자(252.3%), 고려산업(226%), 동양물산(225.8%), 우리들휴브레인(213.4%), 우리들제약(170.1%)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주가 랠리에도 불구하고 이들 종목의 실적은 신통치 않다. 에스와이패널의 경우 올해 3분기(1~9월) 누적 영업이익(연결기준)은 81억 원에 불과하다. 전년동기 대비 22.8% 줄어든 수준이다. 파인디앤씨의 영업이익도 13.1% 줄었으며, 지엔코는 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성문전자와 우리들휴브레인, 형지엘리트도 적자기업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테마주 관련 공동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스런 상태다. 한국거래소는 이상 급등 종목에 대한 조기 탐지 체계를 갖추는 등 시장감시 강도를 높였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테마주는 기업의 실적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투자분석 대신 일확천금을 노리고 위험한 베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금융당국이 문제점을 익히 알고 있는 만큼 투자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