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2조 원에 달하는 도시정비사업의 시공사가 선정되면서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도시정비사업의 한 해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17일 부산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사업장 중 최대 규모인 해운대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우동3구역은 해운대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가장 뛰어난 재개발사업지로 평가받던 곳으로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날 GS건설은 약 2200억 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방배경남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GS건설은 또 하루 뒤인 18일 부산에서 공사비만 1조2349억 원에 이르는 삼익비치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도 선정됐다.
이로써 GS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총 6건, 2조3973억 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지난해 8조180억 원의 수주고에 비하면 많이 줄었지만, 올해 줄어든 물량과 치열해진 경쟁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정비사업의 강자인 GS건설이 주춤하는 사이 ‘e편한세상’ 브랜드를 앞세운 대림산업이 도시정비사업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대림산업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시공사선정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되며 총 3조3000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올해 대형 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 만큼 사실상 1위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이 각각 3조 원과 2조 원대의 벽을 뚫으며 1, 2위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현대산업개발 1조9008억 원 △대우건설 1조6733억 원 △롯데건설 1조4009억 원 △현대건설 1조2624억 원 △포스코건설 1조2150억 원 △SK건설 1조1559억 원 등이 1조 원 이상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한화건설은 각각 8022억 원, 3964억 원으로 1조 원을 하회했다. 주택 브랜드 ‘래미안’으로 잘 알려진 삼성물산은 극도의 선별 수주에 나서며 올해 수주 실적이 없다.
여기에 주택시장의 호황으로 전국구 건설사로 올라선 중견건설사들의 추격도 매섭다. 호반건설이 지난 주말 부산광역시 초량2구역과 3구역의 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며 1조 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거뒀다. 서희건설 역시 이 분야에서만 1조 원이 넘는 실적을 거두며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에는 건설사 간 도시정비사업 분야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때 채산성과 사업 장기화로 수주를 자제했던 대형사들도 해외사업 부진으로 그나마 먹거리가 남은 주택사업에 매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F나 자체 사업에 비해 재건축·재개발 수주가 미분양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요인 중 하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에는 해외, 주택을 가리지 않고 사실상 사업 시계가 제로에 가깝다”면서 “ 때문에 건설사마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도시정비사업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