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시에 일본 롯데그룹 장학재단 이사회 명단에서 삭제된 것이 뒤늦게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 롯데그룹 내 영향력을 축소시키면서 재단 운영의 공정성 시비를 우려해 자신의 자리도 함께 내려 놓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일본롯데국제장학재단 이사장직을 맡고 있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3월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같은 달 치러진 장학재단 이사회에서 평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입수한 일본롯데국제장학재단 이사회 명단 문서(6월 말 작성)에도 신동주 전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일본 이름이 삭제돼 있다. 일본롯데국제장학재단을 새롭게 맡게 된 인물은 오누마 스나오로 학자 출신이다.
이와 관련,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등에 따라 축출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국제장학재단 이사장직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자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고 일본 롯데그룹 임원진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과 일본 롯데그룹 임원 지주회가 주도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국제장학재단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주도했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이사직 사임과 기존 임원진들이 대대적으로 물갈이 된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공정성 등의 시비 등을 우려해 동반 퇴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롯데그룹 경영과 연계된 이력을 찾을 수 없는 오누마 스나오 신임 이사장을 선임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재단 운영과 그룹 경영 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국제장학재단 이사진에서 완전히 물러난 게 맞다”며 “재단 운영의 공공성과 객관성을 더하기 위해 재단에서 물러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