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회장 취임 이후 농협은 농가소득 5000만 원 달성을 전 사적인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이루려면 내부의 변화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농산물 제값받기 길라잡이를 발간하고 △품격 있는 공판장 만들기 운동을 추진 중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농가소득은 3722만 원으로 집계됐다. 10년 전(2006년 3230만원)보다 490만 원(15.2%) 오른 수치다. 이 기간 도시 근로자 가구소득은 4133만 원에서 5780만 원으로 1647만 원(39.8%) 증가한 바 있다.
이에 농협은 도시 못지않게 농촌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고자 여러 연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농산물 출하 매뉴얼인 ‘농산물 제값받기 길라잡이’를 제작·배포했다.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우리 농산물 등급의 기준을 정립해, 농업인이 믿고 출하할 수 있는 공판장으로 만들기 위한 취지다.
농협 경매사들의 오랜 경험을 녹인 출하 매뉴얼에는 △농산물 대표 품목 50개의 ‘대표경매사’가 본인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작성한 도매시장에서 제값 받고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는 작업 기준과 노하우 △품목별 경매가 하락 원인과 방지 대책 △품목별 등급 기준과 출하 시기·주요 특징 등을 수록했다.
또 △품질 차별화 △표준 규격화 △농산물 브랜드화 △지속적인 거래 등 도매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주요인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김 회장은 전국의 시·도 지사에게 책자를 전달하며 지자체의 지원과 유기적인 협력을 부탁했다.
농협은 ‘품격 있는 공판장 만들기 운동’도 4월부터 펼치고 있다. 도매시장에서 사용되는 용어는 일제 잔재가 남아 일본어와 비속어가 많다.
이에 농협은 지난 50년간 관행적으로 사용됐던 은어·속어·일본어 등을 올바른 용어로 순화하기 위해 ‘올바른 도매시장 용어집’을 제작했다. 이를 농협공판장에 근무하고 있는 경매사, 중도매인 등에게 배부하고 주기적인 교육과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용어 순화를 통해 농협공판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말과 함께 행동의 변화를 위해 단정한 복장 착용 기준도 마련했다. 경매사 전원에게는 춘추 근무복, 노란색 넥타이, 단화를 지급했다.
아울러 농협은 ‘도매시장은 건물이 오래되고 지저분하다’는 인식을 개선하고자 환경정비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봄부터 전국에 있는 농협공판장 12개소에서 물청소, 거미줄 및 얼룩 제거, 벽면도색 등을 실시했다. 지역농협 소유의 공판장 70개소에서도 시설과 환경 정비를 단행했다.
김 회장은 “농협공판장은 다른 도매법인 대비 전체 8% 수준의 경락가로 농업인 수취가격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우리농산물 제값받기 노력으로 농업인이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게 하겠다. 공판장 운영 수익은 출하농민 지원에 써 선순환 구조의 유통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