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양성평등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전 계열사 남성 직원들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롯데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내년 1월 1일부터 전 계열사에 남성육아휴직을 의무화한다고 14일 밝혔다. 여성 인재들과 마찬가지로 남성 인재들 역시 법적으로 육아휴직이 보장돼 있음에도 회사 눈치를 보느라 관련 제도를 마음껏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롯데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신동빈 회장과 여성인재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회 롯데 WOW 포럼’을 개최했다. 롯데 WOW 포럼은 롯데그룹의 여성 리더십 포럼으로, 그룹의 여성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를 공유하고 여성 간부들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2012년 처음 마련됐다.
이번 포럼에서 롯데는 남성인재라면 누구나 1개월 이상의 육아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남성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지금까지 남성육아휴직은 사회적인 공감대 부족으로 사용률이 극히 저조했으나 이번 제도 변경에 따라 롯데 남성 인재들은 배우자의 출산과 동시에 최소 1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함으로써 배우자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워킹맘의 경력단절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또 남성 인재들에게 재충전 할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가정과 육아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저조한 것은 휴직에 따른 가계 부담이 큰 원인이다. 고용센터에서 지급하는 육아휴직급여의 상한 지급액(월 100만 원 상한)으로는 출산 때문에 늘어나게 되는 가계의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롯데는 남성 인재들이 실질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통상임금과 정부지원금과의 차액을 회사에서 전액 지원)를 보전해 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휴직으로 말미암은 급여의 감소 없이 최소 한 달은 마음 놓고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앞서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동 육아휴직을 도입해 출산한 롯데의 여성인재라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2012년 자동 육아휴직 실시 전에는 롯데 여성 인재들의 육아휴직 비율이 60% 대에 그쳤지만, 현재는 95%를 넘어설 정도로 자동 육아휴직은 자리를 잡았고 직원과 직원 가족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는 설명이다. 롯데는 여기에 더해 기존 1년이던 여성 인재들의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2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는 여성육아휴직자들에게도 휴직 첫 달 통상임금을 회사에서 보전해 준다.
롯데그룹 인사팀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도록 롯데는 여성인재에 이어 남성 인재들의 육아휴직 의무화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임신과 출산, 육아 때문에 직장인들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 국가와 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