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세계 유일의 ‘어머니 길’

입력 2016-12-12 10:42 수정 2016-12-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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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교 수필가

세계에서 유일한 ‘어머니 길’이 강릉에 생겼다. 강릉시는 지난 10월 28일 사임당 탄신 512주년을 맞아 오죽헌과 핸다리사모정공원 사이의 1.3㎞ 길을 ‘어머니 길’로 명명하고, 내년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머니 길 걷기대회’를 갖기로 했다.

신사임당과 이율곡이 태어난 오죽헌 인근을 ‘어머니 길’로 이름 붙인 것에는 효(孝) 사상을 되살려 효향(孝鄕)인 강릉을 세계적인 효 운동의 발원지로 삼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어머니 길 걷기대회’ 행사는 이 고장의 문화 축제로도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시 죽헌저수지 아래에 있는 핸다리사모정공원에는 ‘사모정’ 정자와 함께 ‘효 사상 세계화의 발원지 효향 강릉’이라는 웅장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된 취지문도 돌에 새겨져 나란히 서 있다. 오석(흑요암)에 새겨진 모자상이 넓은 잔디공원을 시원스레 내려다보며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 공원은 수필가이며 서예가인 이 마을 출신 언론인 권혁승(84) 백교문학회장이 지난 10년 동안 자비로 건립해 강릉시에 기증한 곳이다. 날로 퇴색해가는 한국의 효 사상을 되살려 일으키고, 전 세계에 널리 전파하기 위해 기증했다고 한다. 권 회장은 공원을 준공한 다음 해 백교문학회를 창립하고 ‘백교문학상’을 제정, 해마다 효친문화 작품을 공모해 시상하고 있다. ‘백교문학상’ 시상식은 올해로 7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백교문학회는 2015년 한국 효 사상을 세계에 널리 홍보하기 위해 ‘세상의 빛, 어머니 사랑’을 발간, 세계 각국에 배포했다. 백교문학회는 ‘2018 강릉·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 도서의 영문판을 세계 80개국 IOC위원 114명에게도 보냈다. 세계 65개국의 130개 대학 도서관에 보내 소장케 했음은 물론이다. 한글판은 국내 200개 국공립 및 대학 도서관에 보내졌다. 지난 10월에는 효 문화를 주제로 하는 문학지 ‘사친문학’을 창간해 사친문학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내년 5월 ‘어머니의 길 걷기대회’에 이 시대의 어머니와 아들딸들이 참가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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