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좀 비싸도 바른 먹거리에 지갑 열죠”

입력 2016-12-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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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명촌 전통 먹거리 품격 이끈 임권 과장

“제주도에서부터 전라남도 강진에 이르기까지 어디든 전통 식품을 만드는 명인이라면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숨은 손맛’을 ‘작품’으로 만드는 일은 삼고초려지만, 가치를 높이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국내 장인들을 엄선해 장류, 식초류 등 전통 식품의 고급화를 시도해 ‘명인명촌’이란 브랜드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임권<사진> 현대백화점 생식품팀 과장은 8일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명인명촌은 현재 1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론칭 초기보다 세 배 증가한 60여 명의 전통명인 제품 20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4년 전 명인명촌 팀에 합류한 임 과장에게 전통식품은 그저 먹거리가 아니다. 지역 장인들은 최고 수준의 품질을 자랑하는 전통식품 제조는 전문가지만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대다수다. 또 20~30대 층을 중심으로 바른 먹거리면 상대적으로 비쌀지라도 지갑을 여는 ‘작은 사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맞물렸다. 이에 임 과장은 스토리와 특징을 담아 전통식품을 프리미엄화하는데 힘썼다.

임 과장은 “명인명촌의 명성이 덜 알려졌다고 생각해 직접 전국팔도 각지를 돌아다니며 명인들을 설득했습니다. 이미 생계에 걱정이 없는 명인들 입장에서는 품목제조 보고서, 영업신고 등 서류작성과 신고절차는 손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판매 허락에만 몇 달간 매달린 경우도 많았다는 임 과장은 제주도 지방의 주전부리인 전통한과 ‘과즐’을 상품화한 것을 가장 뿌듯해했다. 과즐은 밀가루 반죽을 튀겨 감귤 농축액과 조청을 섞고 튀밥을 붙인 제주도식 한과다. 과즐에 들어가는 ‘안증뱅이 밀가루’도 제주도 제품이다. 앉은뱅이 자세로 베어야 할 만큼 낮게 자라는 토종밀을 사용한 밀가루를 제조하고자 100년 넘게 운영해온 지역 정미소를 찾아다녔다. 임 과장이 직접 제주도를 찾아가 상품화해낸 이 과즐은 한 달에만 1500~2000개씩 팔리는 효자 상품이다.

그는 “원래 제주도 과즐은 제주도 현지에서도 생산 판매자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전통 먹거리였습니다”라며 “2년 시간을 들인 제품화로 현재 제주도 현지에서도 입소문이 나 지역 유명 먹거리와 상품으로 이름이 높아졌죠”라고 설명했다.

이런 임 과장의 숨은 노력으로 현대백화점 명인명촌의 지난해 매출은 약 70억 원으로 규모가 2010년(약 5억 원) 대비 14배나 증가했다. 올해는 약 8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내년에는 1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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