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7일 차 씨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강요미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상 알선수재·뇌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차 씨의 측근 송성각(55) 전 콘텐츠진흥원장은 특가법 상 뇌물 등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차 씨는 모스코스(대표 김홍탁)를 설립한 뒤 대기업 광고계약을 수주받아 고정적인 광고대행 수수료를 얻기 위해 각종 불법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기 위해 포레카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인 컴투게더 대표를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 씨는 "포스코 최고위층과 청와대 어르신의 지시사항인데 컴투게더가 포레카를 인수하면 우리자 지분 80%를 가져가겠다. 대표는 김홍탁이 할 것"이라고 협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 개입한 차 씨의 측근 김홍탁 씨 등 3명도 강요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이들의 범행은 컴투게더 대표가 지시에 응하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차 씨는 지난해 10월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대표 김홍탁)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측근을 대기업 광고업무 책임자로 채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KT 황창규 회장에게 연락해 자신의 측근인 이모 씨를 전무급인 브랜드지원센터장에, KT IMC 본부장으로 신모 씨가 채용되게 한 게 대표적이다. 이후 KT는 광고대행사로 플레이그라운드를 선정하고 광고제작비를 지급했다.
이외에도 차 씨는 2014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에서 30억 원대 규모의 행사 용역을 자신이 실소유한 회사가 따낼 수 있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광고제작 회사 아프리카픽처스를 운영하면서 배우자 명의로 10여년 간 허위 지급한 급여 6억여 원을 비롯해 합계 10억 4729만 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차 씨는 이날 기소된 내용 외에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내세워 자신의 인맥을 각종 문화정책 분야 고위직에 심어놓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차 씨는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을 거쳐 지난해 4월에는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차 씨의 대학 은사인 김종덕(59) 교수는 문화체육부 장관에, 외삼촌인 김상률(56) 교수는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발탁됐다. 또 다른 대학원 은사인 김형수(57) 교수는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추가로 더 의혹이 있으면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차 씨의 측근 송 전 원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취임하기 이전에 담당 직무와 관련해 548만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송 전 원장은 취임 이후에도 3225만 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 전 원장은 2014년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 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