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올해만 부동산 쇼핑에 1.5조 배팅··· 이중근 회장 속내는?

입력 2016-11-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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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회장
▲이중근 회장
'사랑으로' 브랜드로 알려진 부영그룹이 수년째 부동산 매입에 집중하면서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 연루로 이름이 오르내리며 그동안의 ‘부동산 쇼핑’과의 관련성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최근 포스코건설의 송도사옥 '포스코E&C타워'를 3000억원에 매입했다. 5년 책임임차 방식으로 포스코건설이 매각 이후에도 건물을 사옥으로 사용하면서 공실률 부담도 낮췄다.

포스코E&C타워는 지하 5층, 지상 39층, 연면적 14만8790m² 규모의 쌍둥이 빌딩으로 포스코건설 이외에도 시스코·세계은행 한국사무소 등이 입주해 있다. 앞서 부영은 9월에 삼성화재 을지로 사옥을 4390억 원에 인수했고, 지난 1월에는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을 5750억원에 매입하며 관련 업계를 놀라게 했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영화진흥위원회 소유의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1100억 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송도 대우자동차판매부지를 3150억 원에 매입하고, 강원도 태백 오투리조트(800억 원), 제주도 더클래식 CC&리조트(380억 원), KBS태백방송국 부지(133억 원) 등을 포함해 최근 2년 사이 사들인 부동산만 2조 원을 넘어선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올들어 부영이 인수한 삼성그룹 빌딩은 서울 중심의 알짜 지역에 위치해 있어 투자 가치가 충분하고 이런 조건의 매물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인수하지 않았겠느냐”며 “부영이 최근 호텔, 오피스, 골프장, 엔터사업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것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가 뉴스테이를 주요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추진하면서 임대주택을 주 수익원으로 삼던 부영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게 관련업계의 평가다. 이에 따라 부영이 미래를 위한 투자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부동산 매입도 그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부영은 수년 전 프로야구단 인수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후 복합레저그룹과 종합부동산회사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면세점 사업으로 진출도 추진했었고, 지난해 제주 서귀포에서 ‘부영호텔&리조트’를 개장한데 이어 성수동 뚝섬에도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한 것은 탄탄한 자금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영의 매출액은 1조5637억 원, 영업이익은 3297억 원이다.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5조4714억 원. 이익잉여금은 1조6261억 원이다. 이중근 회장의 개인 자산도 2조 원에 달한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부영그룹의 사업다각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미르와 K스포츠에 돈을 낸 대기업 가운데 대가성 의혹이 제기된 총수를 소환해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이같은 행보에 제동이 걸릴 위기에 처했다. 이중근 회장이 이들 재단에 돈을 내는 대신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부영은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은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1983년 설립된 부영그룹은 ‘사랑으로’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30여년간 임대·분양주택 사업에 집중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공시기준 자산총액은 16조805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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