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국이 참가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0일(현지시간) 모든 보호주의에 맞설 것이라는 내용의 정상선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정상선언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와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 등을 배경으로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대항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선언문은 “불평등과 불균형적인 경제성장이 세계화에 의구심을 불러 일으켜 보호주의의 대두로 이어졌다”며 “우리는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배격할 것이다. 개방된 시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진전과 회복을 늦추는 무역 왜곡적인 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언문은 자국 통화 약세 유도 문제도 거론하면서 “우리는 자국 통화 평가절하 경쟁을 멈추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환율 목표를 설정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오르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발효가 어려워진 가운데 이번 APEC은 자유무역의 퇴조와 보호주의 대두가 가장 큰 어젠다가 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의장국인 페루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은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중요한 국가(미국) 선거에서 반(反) 자유무역의 기운이 있었지만 자유무역은 세계의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유무역은 세계 경제성장의 원천”이라며 “포괄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경제정책으로 보호주의의 부상을 극복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마지막이 된 이번 APEC 정상회의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글로벌 무역에서 후퇴하면 안 된다”며 “다만 공정한 무역을 추구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환경 기준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TPP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해야 한다”며 “트럼프 정부가 TPP에서 탈퇴하면 미국이 글로벌 무역 규칙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고 역설했다.
한편 정상들은 중국이 TPP의 대안으로 제시한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에 대해 권고사항이 담긴 ‘FTAAP에 관한 리마 선언’도 채택했다. 리마 선언은 “오는 2020년까지 각국이 FTAAP 실현을 위한 국내에서의 과제를 파악해 각각 준비를 진행한다”고 명시했다. 또 FTAAP가 TPP와 중국이 추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기존 협정을 기반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베트남이 내년 APEC 의장국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