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감독 차은택(47) 씨의 포스코 계열사 지분 강탈 시도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권오준(66) 포스코 회장이 검찰에서 밤샘조사를 받고 12일 오전 7시 10분 귀가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오후 7시 권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최순실 의혹 수사와 관련해 대기업 총수가 검찰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회장은 최 씨의 측근인 차 씨 측의 '지분 강탈' 행태가 드러난 포레카 매각을 최종 승인했다. 검찰은 권 회장을 상대로 최 씨의 최측근 차 씨가 포스코 계열사 지분을 강탈하려고 시도한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또 매각 결정이나 실무 과정에 차 씨나 최 씨가 영향력이 있었는지, 청와대 쪽의 외압은 없었는지 등을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2014년 3월 지분 100%를 가진 포레카를 매각하기로 하고 그해 말 중견 광고대행사 A사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차 씨는 측근들을 동원해 A사 한모 대표에게 포레카를 인수한 뒤 지분 80%를 넘기라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씨는 물론 그가 '대부'로 부른다는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모두 여기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매각 과정에서 불법행위나 차 씨의 전횡을 묵인·방치한 정황이 드러나면 권 회장의 신분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 검찰은 권 회장을 출국금지했다.
포스코가 미르·K스포츠 재단에 49억 원을 출연한 것과 관련해 권 회장이 다시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 회장이 2014년 회장으로 선임됐을 당시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권 회장이 정권에 보은하기 위한 대가성으로 재단에 돈을 출연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