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66) 포스코 그룹 회장이 11일 검찰 조사를 받는다. 최순실(60) 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 기업 총수가 검찰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7시 권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권 회장을 상대로 최 씨의 최측근 차은택(47) 씨가 포스코 계열사 지분 강탈을 시도한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권 회장이 차 씨와 어떤 관계인지, 최 씨와의 연관성은 없는지 등도 추궁할 예정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안종범(57) 전 청와대 수석과 어떤 연락을 주고 받았는지도 밝혀야 할 부분이다. 진술 내용에 따라 권 회장의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될 수도 있다.
검찰은 포스코 그룹이 최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재단법인 미르에 30억 원, K스포츠에 19억 원의 출연금을 낸 동기와 과정 등에 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지분 강탈 사건으로 권 회장을 압박해 재단 강제모금과 관련된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낸다면 이후 다른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줄소환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 계열사 '포레카' 대표 김영수(46) 씨는 차 씨의 측근들과 지난해 3월 C사 대표 한모 씨를 찾아가 지분 80%를 넘기라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회장님까지 오케이를 받았다', '경제수석과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회장님은 권 회장을, 경제수석은 구속된 안종범(57) 전 청와대 수석을 말한다. 회유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C사는 2015년 6월 11일 포레카를 인수했다. 한 씨에게 '(지분을 넘기지 않으면) 묻어버리겠다'는 등의 말로 협박한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10일 구속됐고, 검찰에 체포된 차 씨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를 통해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