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 1, 2위 기업 포스코(POSCO)와 현대제철이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3분기(7~9월) 호실적을 발판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 중인 반면, 현대제철은 괜찮은 성적표에도 현대·기아자동차 파업 등으로 주가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양대 축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1조343억 원과 356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7%, 7.7% 늘어난 수치다.
포스코는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으로, 현대제철은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당기순이익은 각각 4755억 원과 3007억 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8.11%, 8.8%다.
하지만 올 상반기까지 비슷한 궤적을 그리던 두 회사의 주가는 하반기 들어 정반대의 방향성을 보이는 중이다. 포스코는 연중 최고 수준, 현대제철은 연중 최저 수준이다.
7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온 포스코는 8일 현재 24만2500원으로 올해 고점(4월 22일, 25만2500원) 부근에 근접한 상태다. 연초(16만4000원)와 비교하면 47.87% 올랐다. 반면 현대제철은 4만9350원으로 연중 최고치(6만4300원) 대비 22.78% 떨어진 수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두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달랐다고 설명한다. 포스코의 경우 특히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던 해외 자회사 실적이 꾸준히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해외시장 개선에 따라 매출의 50%가량을 차지하는 수출이 크게 개선됐다. 권오준 회장이 밀어붙인 구조조정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와 달리 현대제철은 구조적으로 현대자동차그룹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이 좋을 때는 현대제철도 함께 실적이 오르지만, 반대로 올해처럼 판매량이 저조하면 덩달아 실적이 떨어지는 식이다. 여기에 지난 9월 있었던 현대차의 대규모 파업 등이 겹치며 매출의 30~35%를 차지하는 자동차 강판 부문이 타격을 받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두 기업의 주가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유건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자동차 강판 가격 협상에서 가격 인상이 결정되거나 제품 가격이 추가 상승세를 보이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철강회사의 실적도 올라갈 것”이라며 “철광석이나 석탄 가격에 큰 변동이 없는 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