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두바이’로 기대를 모았던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 무산이 현실화하면서, 인천시에 대한 책임론이 고조되고 있다. 인천시가 협상을 진행하며 경직되고 무리한 협상태도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검단 발전 투쟁위원회와 검단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등 50여명은 4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시의 요구는 누가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라며 “인천시가 사업을 고의로 무산시키려 하는 것 아니라면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검단 주민들이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목한 것은 6000억 원에 이르는 개발비의 선지급 요구항목이다.
개발비는 검단 신도시 개발을 주도했던 인천도시공사가 기존 신도시 조성사업에 맞게 2017년, 2018년 예산 계획으로 책정돼 있던 기반조성 공사비이다. 즉 검단 스마트시티 사업과는 사실상 무관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검단 발전 투쟁위원회 관계자는 “토지매매계약 체결(2019년 초 예상)로 땅에 대한 소유권리를 확보하고 실시설계와 건축허가가 나와 착공도 들어가기 전에 천문학적인 돈을 선투입해야 한다는 일방적 계약조건 앞에 두바이스마트시티(SCD)로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었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외국대학 유치를 위해 반드시 전제돼야 할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되지 않거나 토지매매계약 체결이 안될 경우 등에 대비해 SCD 측에서 사후 정산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요구했지만, 인천시 측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새롭게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 외국인투자자의 사업 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업계에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마디로 무조건 6000억 원의 선(先) 리스크를 지라는 말인대 두바이가 아니라 세계 어느 투자자도 받아들기 힘든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인천시는 SCD 측에 일반적인 관례를 뛰어넘는 땅값의 10%인 2613억 원을 2달 안에 현금으로 납부하라는 요구를 거듭 주장해왔다.
검단 주민들은 기자회견에서 “기존 협상안을 철회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