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수조 원대 분식회계를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는 딜로이트안진의 전 이사가 구속됐다. 대우조선해양 사건으로 회계법인 관계자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일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청구된 딜로이트안진 전 이사 배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성 부장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안진은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를 맡았다. 검찰에 따르면 배 씨는 고재호(61)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이 회사 적자를 감추기 위해 5조 원대 회계사기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이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진은 지난 3월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5조5000억 원 중 일부를 2013~2014년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정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매년 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내다가 회계사기 의혹이 불거진 직후 부실감사를 실토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