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2000선까지 밀려나며 위협받고 있다. 정치적 리스크에 국내 증시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23포인트(0.56%) 하락한 2008.19로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8.13포인트(0.40%) 내린 2111.29로 시작해 한 때 2005.95까지 떨어지는 등 2000선을 위협받았다. 이는 지난달 13일 1999.36포인트 이후 한달보름만에 최저치다.
이 같은 하락세는 11월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국가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1일 일본은행(BOJ)을 시작으로 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일 영국 영란은행(BOE)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다.
안병국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지수 하락은 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치적·심리적인 불안감이 시장에 반영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다만 펀더멘털 요인이 아닌 정치적인 이슈이므로 지수의 움직임을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정국 혼란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42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장 초반 팔자에서 선회해 1315억 원어치를 사들였고, 외국인도 7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이 3.25% 떨어지면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어서 기계(-2.95%), 비금속광물(-2.52%), 의료정밀(-2.60%), 음식료품(-1.76%) 등의 순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2000선의 박스권 장세가 11월 한달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 인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및 대선 등 대내외적인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5일 이후 코스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낮은 모습을 보이며 관망세가 지속됐다”며 “불확실성 확대는 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 역시 흔들렸다. 이 날 코스피지수는 1.55포인트(0.24%) 내린 6.38.62로 시작해 더 이상 올라가지 않다가 전일 대비 15.49포인트(2.42%) 내린 624.68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2월17일(623.49)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