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모(20) 씨 입학 특혜 논란으로 최근 이화여자대학교에 '총장 사퇴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대 측은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며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학교 측에 등돌린 성난 학생들의 마음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대는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대 ECC 이삼봉홀에서 교수, 교직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최순실씨 딸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 설명회를 가졌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최순실씨 딸과 관련한 여러 의혹들이 불거지고, 학생들과 교수들의 동요가 커지자 학교 측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최경희 이대 총장은 이날 설명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혀 특혜는 없었다"며 "이화 구성원들에게 그간 언론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솔직하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서 이대 측은 승마 특기생인 정 씨의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 '체육특기자 전형의 선발종목 확대(승마 포함)'의 경우 이미 2013년 5월 체육과학부 교수회의에서 엘리트급 선수 지원 확대를 위해 결정한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2014학년도 모집요강부터 이를 변경했고, 정 씨의 아시안게임 승마 금메달 수상실적 역시 서류에 기입돼 있지 않아 평가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송덕수 이대 부총장은 이날 설명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에서 '금메달을 딴 학생을 뽑으라'고 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학교 측은 그런 적이 없다"며 "메달리스트가 있는데 2차 면접위원들이 알아서 반영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대 측은 일부 학사관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입시 논란에 이어 정 씨는 잦은 결석과 부실한 과제로도 무조건 학점 'B'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송 부총장은 "일부 교과목에서 다소 관리 부실이 있었다"며 "과제를 받는 문제에서 일부 충실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대 측은 문제가 드러난 일부 체육특기자 학사관리체계를 개선할 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대학 감사실 협조를 통해 학생 입시와 학사운영 사실관계 확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대가 적극 의혹 해명에 나섰지만, 높아지고 있는 이대 학생들의 분노를 쉽게 잠재우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대 총학생회는 이날 정오 이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순실 딸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한 최 총장을 이사회는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교수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오는 19일 이대 본관 앞에서 최 총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최 총장은 한동안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대 졸업생 이모(29) 씨는 "이대의 경우, 재학 시 수업 한 번 만 빠져도 점수를 잘 받지 못할 정도로 출석과 과제에 엄격한 학교"라며 "이번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최 총장은 분명 사퇴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