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PCB업체가 전세계적으로 1200억원 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반도체 FAB라인 장비의 핵심부품을 국산화할 수 있는 특허를 획득,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인천에 있는 인쇄회로기판(PCB) 전문 코스닥기업 비에이치(대표 김재창)다.
비에이치는 12일 반도체 웨이퍼 베이크용 핫플레이터(히터)를 위한 ‘니켈 패턴이 형성된 질화알루미늄 기판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독과점으로 일본업체가 공급하고 있던 반도체 FAB(FABrication) 라인의 트랙 장비 부품을 국산으로 교체할 수 있게 됐다. 비에이치는 이번 특허와 관련한 초도양산 테스트과제도 수주하는데 성공, 세라믹부품시장에서 한발 앞서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특허는 반도체 FAB 라인의 트랙장비 부품 중 핵심부품인 핫플레이트(Hot Plate) 제조기술에 관한 것이다. 이 핫플레이트는 진공 프로세스 및 플라즈마를 사용하는 감광성 수지 도포, 에칭, 증착 공정에서 반도체 웨이퍼의 정밀한 온도조절을 위한 부품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세라믹 소재 중에서도 열전도성과 경도가 높은 질화알루미늄 세라믹(AIN Ceramic)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핫플레이트는 국내시장(삼성전자, 하이닉스)만 600억원 규모이고 세계적으로는 1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비에이치는 이번 특허를 계기로 이비덴(일본 교세라 계열사)이 독과점하고 있는 핫플레이트를 국산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비덴은 패턴 형성 방법(인쇄 방식)에 대한 특허를 보유해 현재 반도체 FAB 라인 트랙장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사에 플레이트를 공급하고 있다.
이비덴의 특허권 때문에 같은 공법으로는 제조가 불가능하므로 관련부품의 모듈공급을 위해선 세트메이커가 소모성 부품인 핫플레이트를 고가에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야 했다고 비에이치는 설명했다.
비에이치는 도금방식으로 니켈패턴 형성의 질화알루미늄 기판 제조의 본 특허를 획득해, 원가 개선이 힘든 핫플레이트 부품에 대한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획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에이치 관계자는 “이번 특허취득으로 핫플레이트를 국산화해 이비덴사 제품 위주의 FAB라인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핫플레이트 제품 납기 및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국산 핫플레이트 공급으로 원가 인하뿐 아니라 소모성 부품의 모듈 교체에 의한 낭비를 없애 원가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에이치는 핫플레이트 국산화로 독점공급에 따른 폐해를 제거할 수 있게 됐으며 도금방식에 의한 회로 형성은 미세패턴이 가능해 인쇄방식보다 40% 이상 정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비덴사 제품은 기존 인쇄방식이 가진 회로 형성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한 트리밍 작업으로 고열이 발생해 저항값 차이에 의한 열편차로 정밀도가 떨어진다.
비에이치 김재창 대표는 “일정한 열편차를 유지해 제품의 재현성 및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납기대응력이 우수해져 고객사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또 “고객사로부터 라인 국산화 대체와 관련해 그동안 진행해온 샘플 테스트를 완료하고 승인을 획득, 이번 특허의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며 “본격 양산을 위한 초도 양산 테스트 과제를 추가 수주받아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및 양호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에이치는 정보기술(IT) 산업의 핵심부품인 연성인쇄회로기판(FPCB)과 그 응용부품을 전문적으로 제조, 공급하는 PCB전문기업으로 지난 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