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푸코(1926.10.15.~1984.6.25)의 책을 접한 이들은 다들 난감해한다. 난해한 표현 때문이다. 사고의 흐름이 뒤엉키고 조어는 생경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푸코가 여느 철학자들처럼 관념의 세계를 공허하게 떠돈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철학도 하면 떠오르는 어두운 얼굴의 사색가와는 분명 거리가 있었다. 멋진 재규어 자동차를 몰고 다녔고 옷차림도 말끔해 세련된 멋쟁이로 통했다. 그래서인지 철학의 소재도 매우 구체적이었다. 그의 첫 번째 저서 ‘광기의 역사’도 광기라는 매우 구체적인 소재를 통해 시대마다 서구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분석한 것이다.
사실 철학자들은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거대하고 추상적인 이론을 꿈꾼다. 하지만 푸코는 거꾸로 한 시대나 개별적인 시간에 주목한다. 이 대목이 푸코의 철학을 기존의 철학과 구별하게 하는 핵심 요소이다. 무엇을 추상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푸코는 이러한 부분을 경계한다. 푸코는 역사의 시기마다 우열 없는 사고방식이 존재할 뿐 버려야 할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따라서 푸코는 각각의 시대에는 우리네 앎을 만드는 거대한 인식의 틀이 있다고 말한다. 이를 푸코는 ‘에피스테메’라고 칭했다. 푸코는 수많은 문헌자료를 분석해 각 시대를 지배하는 인식의 틀, 곧 ‘에피스테메’의 모습을 밝히려 했다. 두 번째 책 ‘말과 사물’에는 이러한 그의 노력이 담겨 있다.
사실 푸코하면 권력 이론가를 떠올린다. 세 번째 책 ‘감시와 처벌’에선 그런 푸코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 그는 감옥의 제도를 통해 처벌하는 이성 또는 권력의 효율적인 통제 기술을 고발한다.
푸코의 문장이 까다로운 건 맞다. 하지만 참고 읽다 보면 새로운 철학론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말하는 그를 보게 될 것이다. 김대환 편집위원 daehoan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