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창조’보다 ‘고객 신뢰’ 택한 삼성

입력 2016-10-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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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안전 최우선갤럭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위해 결단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사소취대(捨小取大·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 삼성전자가 발화 논란이 불거진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했다. 갤럭시 시리즈의 ‘신화’에 집착하는 대신 기업의 ‘신뢰’를 택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오후 “최근 갤럭시노트7 소손(발화) 발생으로 정밀한 조사와 품질 관리 강화를 위해 공급량을 조절했으나,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생산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갤럭시노트7은 출시 54일 만에 단종되는 불명예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갤럭시노트7은 8월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출시됐으나, 발화 추정 사례가 잇달아 보고되며 기기 공급이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결함을 확인한 뒤 9월 리콜을 발표하고, 이달 1일부터 새로운 갤럭시노트7을 공급했으나, 발화 사례가 또다시 이어지자 생산 중단과 단종을 최종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결정은 단기적 손해가 불가피하더라도,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손상과 이에 따른 차기 제품 판매 감소분을 최소화하겠다는 경영진의 결연한 의지로 해석된다.

이번 갤럭시노트7의 단종을 둘러싸고 업계에서는 시장 선점을 위한 개발 속도전이 무리수로 작용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이 치열해진 스마트폰 시장의 선점을 위해 ‘갤럭시노트6’ 대신 숫자 하나를 건너뛴 갤럭시노트7을 출시했다.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최초의 홍채인식 기능에 방수 기능이 강화된 S펜 등 혁신적 기능을 탑재해 통상 출시일보다 한 달 먼저 공개됐다.

아직 발화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삼성SDI 배터리 외에도 안전하다는 중국 ATL 배터리까지 같은 현상이 나타남에 따라, 설계상 오류까지 거론되고 있다. 많은 기능을 더 작은 본체에 담고, 배터리 용량을 늘리다 보니, 안전에 대한 취약성이 커졌다는 데 업계 전문가들은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리콜 때도 속도에 집착하다 보니 발화 원인 진단도 성급히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전문가는 “경쟁사보다 더 복잡한 12층 PCB(메인 기판)를 첫 적용하고, 방수·방진 기능에 배터리 용량까지 늘리다 보니 다양한 원인이 맞물리며 안전성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은 삼성전자의 수익성에 당분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의 4분기 영업이익이 최소 9000억 원에서 최대 2조 원대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4분기 IM부문의 추정 영업이익이 당초 예상보다 2조600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악의 경우 IM부문의 분기수익이 5000억 원대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기존 3조 원에서 2조1000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내년 역시 단종 여파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IM부문 이익이 올해 12조5000억 원에서 내년 10조9000억 원으로 1조6000억 원가량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차기작 ‘갤럭시S8’의 조기 등판론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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