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식사의 50% 이상을 지방으로 섭취하는 대신 탄수화물을 15% 이하로 제한하는, 일명 ‘저탄수화물 고지방(LCHF ; Low Carbohydrate High Fat)’ 다이어트법이 화제다. MBC 다큐멘터리 <밥상, 상식을 뒤집다-지방의 누명>이 촉발한 이 다이어트법을 따라 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의 시도가 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영양소의 비중을 최소화하는 식단은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특히 극단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무리한 다이어트는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평소 항문 질환을 앓고 있었다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하려고 무리하게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일 경우 최소한의 대변이 형성되지 않기 때문.
탄수화물 섭취량이 갑자기 줄어들면 우리 몸은 일차 에너지원인 탄수화물 대신 몸속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해 대체 에너지로 이용한다. 하지만 탄수화물 섭취량이 하루 100g 이하로 줄어들면 지방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케톤’이라는 대사성 물질이 생겨나고 소변량이 과다하게 증가하게 된다. 소변량이 늘어 체내 수분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수분이 적은 딱딱한 변이 만들어져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무리하게 식사량을 줄일 경우 최소한의 대변이 형성되지 않고 장의 연동운동이 느려져 대변이 몸속에 오래 머무르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변을 보기 더욱 힘들어지는 변비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탄수화물에서 섭취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식이섬유소. 식이섬유소는 장에 낀 노폐물을 흡착해 대변과 함께 배출하고 수분을 흡수해 대변의 양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으며 성인의 경우 하루에 20~30g 정도 충분히 섭취하면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자연스레 식이섬유와 미네랄, 수분 섭취가 줄어든다. 그래서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을 할 때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하루에 1.5~2ℓ의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수분 보충을 위해 물 대신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시면 이뇨 작용이 활발해져 오히려 몸에 있는 수분까지 배출되므로 순수한 물을 틈틈이 자주 마셔야 한다.
메디힐병원 민상진 원장은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은 체중 감량을 위해 특정 영양소를 극도로 줄이는 것이 아닌, 씹었을 때 부드럽고 단맛이 느껴지는 밀가루, 과자, 설탕 등의 ‘단순 당’의 섭취량을 줄이고 트랜스지방이 아닌 불포화지방을 섭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을 진행하더라도 탄수화물 50%, 단백질 20%, 지방 30%의 3대 영양소 비율을 맞추고 장내 환경을 개선해 배변 활동이 원활하도록 도와주는 식이섬유와 유산균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