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급물살 타나

입력 2016-10-0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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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전자 분할” 요구 삼성 측 개편 방향과 ‘일맥상통’

삼성전자를 겨냥한 엘리엇의 2차 공격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삼성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엘리엇이 요구하는 삼성전자 분할과 지주회사 설립은 그동안 업계에서 나온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향이라는 점도 신속한 개편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특히 이달 2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확정되는 만큼, 이재용의 ‘뉴 삼성’ 윤곽이 구체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출발점은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사 설립이다. 삼성생명이 2013년부터 비(非)금융계열사의 금융계열사 지분을 대거 사들이면서 금융지주사 설립은 이미 가시화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시점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삼성생명지주사(가칭)가 설립될 경우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지주사는 순수지주회사만 가능하다. 따라서 삼성생명은 삼성생명지주사와 삼성생명사업사(가칭)로의 분할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금융지주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를 제외한 계열사 등의 최대주주가 금지되기 때문에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7.50%이며 삼성전자의 2대 주주는 4.22%를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삼성 계열사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일부를 사들여야 하며, 여기에는 수조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은 더욱 낮아지게 된다. 이 부회장이 소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59%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생명사업사가 삼성전자의 지분을 처분하지 않기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삼성전자지주사(가칭)와 삼성전자사업사(가칭)로의 분리가 필요하는 설명이다. 이럴 경우 삼성전자지주사가 삼성전자사업사의 최대주주가 돼 삼성생명사업사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하지 않아도 된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삼성SDS 간 합병, 삼성전자지주사와 삼성물산 간 합병 시나리오를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종착점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의 안정적 지배구조를 완성한다는 관측이다. 삼성물산은 이 부회장(17.23%)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31.11%에 달하는 사실상 지주회사고, 삼성SDS 역시 이 부회장(9.20%)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17.01%에 이른다.

삼성 지배구조 개편 방향은 엘리엇이 주장하는 창업주 가족의 지배 지분을 유지하는 동시에 가치평가가 용이한 기업구조 합리화 제안과 일부 맞닿아 있다. 삼성은 엘리엇의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재까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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