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후 정부부처에서는 기자간담회를 ‘브라운백미팅’ 형식으로 진행하거나 구내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하는 등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가장 먼저 발 빠르게 대응한 곳은 기획재정부다. 기재부는 4일 최상목 제1차관 주재 기자간담회를 기재부 대회의실에서 브라운백미팅 형식으로 진행했다. 기재부는 김영란법 시행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공문을 통해 이 행사를 각 언론사에 알렸다.
최상목 차관은 매달 정례 브리핑을 열고 경제동향이나 정책 현안에 대해 브리핑을 진행해왔는데 소통 강화 차원에서 바꾼 것이다. 이날 점심으로는 1만3000원짜리 도시락을 주문했다.
최상목 차관은 “(김영란법이) 일방향이 아닌 양방향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소통촉진법’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자단 대상 브리핑 후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언론과의 소통을 위해 김영란법에서 허용되는 공식 세미나 등을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6일 회의실에서 기자단 대상으로 ‘최근 청년층 고용 상황 특징 및 원인’을 주제로 오찬 세미나를 마련할 계획이다.
반면 일부 부처는 식사비 상한선을 3만 원에 맞추고 기존과 같이 오찬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영란법 소관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해석에 의하면 행정기관이나 공직유관단체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공식 간담회를 하고 오찬을 할 때는 통상적 범위 안에서 일률적으로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3ㆍ5ㆍ10만 원의 가액기준 범위를 넘어도 처벌받지 않는다.
아울러, 원활한 직무 수행을 위해서는 3만 원 이내에서 식사가 법적으로 허용된다.
하지만 원활한 직무 수행을 위해서라도 직접적인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이마저도 곤란하다는 권익위의 해석도 있어 법 시행 초기인 만큼 일단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직무 관련자와는 대가 유무를 불문하고 부정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청탁금지법의 취지이므로, 법의 정신을 존중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식 행사를 정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