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사상 첫 해외 직거래 시장인 중국 상하이 원·위안 시장이 다음 달 4일 개장 100일을 맞는다. 원화 국제화의 첫발을 뗐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지만,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거래량이 실망스럽다는 진단도 나온다.
30일 중국 외환거래센터(CFETS)에 따르면 6월 27일 개장한 상하이 원·위안 시장의 7월 한 달간 총거래액은 8억3400만 달러로 일평균 거래액 3971만 달러를 기록했다. 8월 거래액은 8억9100만 달러로 소폭 늘었지만, 일평균 거래액은 3873만 달러로 되레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순위는 증가했다. 8월 원·위안 거래액은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14개 통화 중 5위를 차지하며 7월보다 한 계단 올라섰다. 1위는 미국 달러·위안으로 총거래액은 4872억 달러, 일평균 거래액은 211억8317만 달러에 달했다. 원·위안 일평균 거래액의 약 547배다. 이어 유로·위안(일평균 2억356만 달러)과 일본 엔·위안(일평균 1억6982만 달러)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원·위안 거래는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국은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무역 규모를 고려해 상하이 직거래 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이 최소 1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특히 한·중 무역 규모는 2274억 달러로, 지난해 4분기 중·일 무역 규모를 추월했다. 한국이 중국의 제1 수입 대상국임에도 불구하고, 8월 엔·위안 일평균 거래액이 원·위안의 4배를 넘고 있다.
서울 원·위안 직거래 시장과 비교해도 초라하다. 지난달 원·위안 직거래 시장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약 23억4300만 달러로 상하이의 60배 수준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상하이 원·위안 직거래는 원화가 해외에서 거래되는 첫 번째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며 “거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