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 국내 공장의 HPV(자동차 1대 만드는 데 투입된 근로시간)는 26.8시간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 14.7시간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HPV는 차량 1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다. 비슷한 공장 자동화율 상황에서 국내 공장에서 차 1대를 생산하는 데 미국 공장보다 12시간이나 더 걸리는 셈이다.
여기에 같은 기간 생산라인의 적정한 인원배치 효율성을 나타내는 편성효율 역시 미국 공장 93%에 한참 뒤처진다. 국내 공장은 57.8%로 생산라인에 40명이 넘는 여유 인력들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현재 근무인원에서 30% 이상 감원해도 공장을 돌리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낮은 생산성 대비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의 국내 근로자는 1인당 9000만 원이 넘는 고액연봉뿐만 아니라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현대차 노조는 1인당 2000만 원 성과급과 격려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평균 기본급 인상률은 8%로 1인당 평균 360%의 성과급과 570만 원 격려금을 꼬박꼬박 챙겼다. 여기에 주식 지급과 특별한 귀책사유가 있지 않는 한 해고가 없어 ‘고임금ㆍ귀족노조’라는 불명예 수식어를 얻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교섭에서 작년 대비 7.2%인 기본급 15만205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2015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ㆍ연구직 조합원(8000여 명)의 승진 거부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의 올 상반기 국내 생산량은 86만240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4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급감했다. 반대로 해외 공장 실적은 대폭 개선됐다. 전체 9개 공장(중국 쓰촨 상용차공장 제외) 가운데 5개 공장이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1년 전 8개 공장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