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옵트론텍의 대표이사가 지분투자를 한 다른 코스닥 회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대표이사는 구속 직후 옵트론텍에 사임계를 제출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7일 법조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2일 옵트론텍 오너 2세인 A 대표이사를 구속했다. 코스닥 상장사였던 케이엘티(현 아이팩토리) 주가조작에 가담해 16억 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다.
검찰은 A 씨가 2014년 중순 시세조종 세력에게 주식 매입 자금 6억원과 보유 중이던 케이엘티 주식 일부를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케이엘티 주가는 최저 700원선에서 1200원선까지 움직였다.
A 씨는 케이엘티가 유비프리시젼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2013년 말과 2014년 초 두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50만7613주를 배정 받았다. 전체 주식의 2.05%에 그치는 수준이었으나 2014년 3월 말부터는 케이엘티 등기이사로 신규선임되며 경영에도 참여했다.
반면 회사는 적자를 이어갔다. 2014년 케이엘티 사업보고서 상 영업손실은 85억6835만 원으로 전년(-11억 원)과 비교해 손실이 8배 가까이 확대됐다. A 씨는 임원으로 선임된 지 1년 만에 보유 지분을 처분하고 지난해 2월 퇴임했다. 케이엘티는 이후 아이카이스트그룹에 인수되면서 사명을 아이팩토리로 바꿨으나 이달 14일 상장폐지됐다.
옵트론텍 측은 이번 사안이 대표 개인에 국한된 것으로 회사의 펀더멘탈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A 전 대표의 케이엘티 투자는 개인적으로 진행된 사항으로 옵트론텍이 투자나 대여, 보증을 한 적이 없고 어떠한 손실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 씨도 회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전일(26일) 사임 의사를 밝힌 상태다. 현재 옵트론텍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상으론 A 씨 단독 대표이사 체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7월 1일부로 전 삼성전기 부사장 출신 홍사관 씨를 부회장으로 영입해 사실상 공동 경영을 하고 있었다”며 “A 전 대표의 부재가 회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옵트론텍은 이른 시일 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홍사관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