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가 변동성 장세에 출렁이는 가운데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1조 클럽’이 연초 대비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을 기록한 코스닥 상장사는 총 16개사로 집계됐다. 올해 초(1월 4일) 21개사와 비교하면 5곳이 줄어든 것이다.
이 중 시총이 불어난 기업은 셀트리온과 코미팜 등 6곳에 불과하다.
코스닥 시총 1위는 부동의 셀트리온(12조7899억 원)이 차지했다. 시총은 연초(10조289억 원) 대비 27.5%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램시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 획득 등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선전을 바탕으로 연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2위 카카오(5조5764억 원)의 시총은 20% 가까이 쪼그라들면서 대장주와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카카오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CJ E&M(2조8894억 원), 메디톡스(2조5341억 원), 코미팜(2조3049억 원), 로엔(1조9348억 원), 바이로메드(1조7639억 원), SK머티리얼즈(1조6095억 원), 휴젤(1조5238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1조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린 기업은 휴젤과 솔브레인, 원익IPS 등 3곳이다. 동서, 이오테크닉스, 코데즈컴바인, 오스템임플란트, CJ오쇼핑, 콜마비앤에이치, 씨젠 등 7곳은 탈락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16개 기업 중 6곳이 제약·바이오업종으로 나타나 코스닥의 제약·바이오주 강세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휴젤은 ‘1조 클럽’ 중 연간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휴젤의 현 주가는 46만4000원으로 올해만 144% 뛰었다.
그러나 시총 4위 메디톡스를 비롯해 바이로메드, 코오롱생명과학 등의 시총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바이로메드는 7363억 원 줄어들었으며, 메디톡스와 코오롱생명과학은 각각 3535억 원, 647억 원 빠졌다. 코스닥 시장을 달구던 제약·바이오업종의 주가 조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하반기 들어 반도체 업황이 뚜렷하게 개선되면서 반도체주의 선전도 눈길을 끈다. SK머티리얼즈는 시총 10위권으로 올라섰으며, 솔브레인과 원익IPS는 시총 1조 원을 돌파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2~3년간 큰 폭으로 오른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하며 “시총 상위 종목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결국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실적이 주가의 열쇠란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코스닥 지수는 686.76을 기록해 연초 686.76에서 1.32% 증가했다. 코스닥은 4월 700선을 돌파한 후 7월에는 710선에 바짝 다가갔으나 이후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