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역사인문재생' 개념을 도입해 창덕궁 앞 일대 지역에 대한 재생사업에 들어간다. 창덕궁 앞에서 종로3가, 탑골공원까지 한양도성 한복판을 역사성과 주민의 삶을 이어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26일 오는 2018년까지 창덕궁 앞 돈화문로(조선시대), 삼일대로(근대전환기), 익선∼낙원(근·현대), 서순라길(현대) 등 4개 길을 재생해 지역 활성화를 유도하는 '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계획'을 발표했다. 낙후되고 정체성이 지워진 해당 도시들에 200억원을 투입해 지역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돈화문로는 조선시대 전국 도로망의 기점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창덕궁을 가기 위해 안국역 길을 이용하지만 앞으로는 돈화문로를 거쳐 가고 싶을 정도로 흥미가 넘치는 보행중심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종로3가역에서 창덕궁까지 보행 중심도로를 조성한다. 1단계는 차와 사람이 공존하고 2단계는 보행전용거리로 추진한다. 돈화문로에서 창덕궁의 경관축을 개선하기 위해 가로수 정비방안도 논의하며, '가(街)꿈가게 지원사업'으로 개별 점포 리모델링도 지원한다.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탑골공원에서 운현궁을 잇는 삼일대로는 3·1운동 기념 대표공간으로 조성한다. 탑골공원은 원형 복원을 검토하고, 3·1운동 100주년인 2019년까지 3·1운동 탐방루트와 투어 프로그램 개발을 가시화할 계획이다.
익선~낙원 지역은 낙원상가~돈화문로~서순라길을 잇는 구간으로 요리, 복식, 음악 등 다양한 궁중문화를 일반에 알린 대중문화 중심지라는 역사성을 살린다. 낙원상가에는 옥상공원과 열린무대를 만들고, 낙원상가 하부와 연결되는 돈화문로11길은 음악거리로 조성한다.
종로귀금속타운에 있는 서순라길은 공예와 문화, 사람이 함께하는 공예창작거리로 만든다. 또 순라길변에 자리 잡고 있는 한옥들의 개보수와 신축을 지원하고 도로포장을 개선해 '한옥공방특화길'을 조성한다.
시는 우선 올해 주민참여사업과 공모사업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주민의견을 적극 수렴해 세부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주민도시재생학교, 지역활성화축제 등 다양한 주민참여 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창덕궁 앞 역사인문재생계획을 통해 서울 400년 역사가 압축돼 있는 도성 한복판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며 "숨은 역사와 이야기가 지역의 새로운 활력 기반이자 주민의 먹고 살 거리가 되는 재생사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