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 라운드 2]현대백화점, 정지선·정교선 형제경영 자리잡아…순환출자 해소 과제로

입력 2016-09-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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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주요 계열사 지분율 안정적…순환출자 고리 끊기 위해 사업 다변화

현대백화점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 20위(공기업 제외) 기업이다. 백화점, TV홈쇼핑, 유선방송, 식품·의류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994년 4월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돼 출범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3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장·차남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형제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는 총 35개, 그룹 총자산은 12조8000억 원이다.

◇정지선·정교선 ‘형제경영’ 자리 잡아 = 현대백화점그룹은 일찍이 3세 경영승계를 마무리했다. 정지선 회장은 2007년 만 35세의 나이에 회장직을 승계했다.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최연소 총수다. 정 회장은 정몽근 명예회장으로부터 2003년과 2004년 총 325만 주(14.47%)를 증여받아 33세의 나이에 현대백화점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2007년 정 명예회장이 건강을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정 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 작업은 사실상 완료됐다. 정 회장은 그룹 모회사인 현대백화점 지분 17.0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회장은 경복고를 나와 연세대 사회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스페셜스튜던트 과정을 이수했다. 2000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부장으로 입사했다. 2001년 기획실장 이사를 거쳐 2002년 부사장, 2003년 1월 만 31세의 나이로 그룹을 총괄하는 부회장에 취임했다. 2007년 12월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에 올랐다. 정 회장은 2001년 황산덕 전 법무부 장관의 손녀 황서림 씨와 결혼했다.

정몽근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교선 씨는 2012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해 형과 함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겸 현대홈쇼핑 사장은 경복고를 졸업하고 한국 외국어대에서 무역학과를 전공했다.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장을 시작으로 기획조정본부 이사, 상무, 전무를 거쳐 2009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2004년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2녀 가운데 장녀인 허승원 씨와 결혼했다. 정 부회장은 그룹 지주회사 격인 현대그린푸드 지분 15.2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주요 계열사 오너일가 지분율 안정적 =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너일가가 모회사인 현대백화점과 사업형 지주회사인 현대그린푸드를 지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정 명예회장과 정 부회장이 각각 지분 17.09%, 2.65%를 가지고 있다.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그린푸드도 지분 12.05%를 보유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36%를 차지한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지분 12.05%를 보유한 최상위 지배회사다. 정 부회장과 정 회장이 각각 15.28%, 12.67%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37.7%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부문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현대그린푸드는 레저, 부동산임대, 가구부문 등의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홈쇼핑, 현대쇼핑, 한무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다. 현대백화점에 이은 주력 기업인 현대홈쇼핑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가 각각 15.8%, 1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케이블TV SO(시스템오퍼레이터) 계열사는 현대백화점, 현대쇼핑, 현대홈쇼핑 등 3개사가 출자했다. 그러나 2005년 현대HCN에 MSO(멀티플시스템오퍼레이터,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기능을 부여하면서, 현대HCM이 SO 계열사의 지분을 모두 소유, 지분 구조가 단순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HCN 최대주주는 현대홈쇼핑(19.7%)이다. 현대백화점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쇼핑은 한무쇼핑(8.3%), 현대그린푸드(7.8%), 현대HNC(11.6%) 등 다수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해 계열 전반의 지분구도상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 해소는 과제 =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요 계열사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분구조가 안정적이다. 다만 순환출자 구조 해소는 남은 과제로 지적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이 향후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형제간 계열분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 회장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A&I(52.05%)를 내세워 또 다른 지주사로 키우는 정황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A&I는 현대백화점의 3대 주주(4.31%)다.

한편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국내 주요 가구업체인 현대리바트와 여성복 1위 업체인 한섬을 계열 편입했다. 현대그린푸드가 현대리바트의 지분 23.1%를 324억 원에 취득하고, 기업공개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현대홈쇼핑이 한섬 지분 34.6%를 4228억 원에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현대그린푸드가 건설중장비 기업인 에버다임의 지분 45.2%를 941억 원에 취득했다. 이인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일련의 인수합병(M&A)에 따라 유통사업에 집중적인 사업구조의 다변화가 일부 이뤄졌다”며 “리바트, 한섬 인수를 통해 유통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도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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