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이 430억 원을 투입해 2020년까지 현재보다 에너지밀도를 2배 이상 높인 고밀도 전기차용 이차전지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LG화학ㆍ현대자동차 등 전지 생산ㆍ수요 업체와 대학ㆍ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인 전기차-이차전지 융합 얼라이언스도 가동된다.
우리나라에서 고밀도 이차전지가 상용화되면 단 한번의 충전으로 전기차를 이용해 서울-부산간 400km를 달릴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또 미국, 중국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출도 현재 5억 달러에서 2020년 37억 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고밀도 이차전지 개발 프로젝트’ 발족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7월 초 열린 제10차 무역투자회의의 후속조치로, 2020년에 전기차 1회 충전만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400km) 주행이 가능한 고밀도 전지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지성능은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종합개발기구(NEDO)와 중국의 2020년 개발 목표(250wh/kg) 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민간과 손잡고 올해부터 2020년까지 430억 원(산업부 270억 원, 민간 160억 원)을 투자해 전지 에너지밀도를 현재보다 2배 이상 향상(2015년 150Wh/㎏→2020년 300Wh/㎏)시킬 계획이다. 전지의 에너지밀도란 1kg의 전지에 담는 에너지량(Wh)로서 에너지밀도가 높을수록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산업부는 전기차와 이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고 관련 기업간 협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협업 플랫폼인 ‘전기차-이차전지 융합 얼라이언스’도 구성했다. 여기엔 산업부(정부)를 비롯해 전지기업(LG화학, 탑전지 등), 4대 소재기업(포스코켐텍, 더블유스코프코리아 등), 전지 수요기업(현대차), 연구소(전자부품연구원ㆍ자동차부품연구원) 등 27개 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융합 얼라이언스는 앞으로 전기차-이차전지산업 간 기술 융합에 필요한 시장분석과 로드맵 수립부터 제품 사업화, 정책과제 및 제도개선 발굴, 참여자간 네트워크 구축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고밀도 이차전지 개발 프로젝트에 합류한 기업ㆍ연구소 연구진(230명)들은 전지의 핵심 구성요소인 양극, 음극, 전해액, 분리막 등 4대소재 혁신을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양극 소재 분야에서는 기존 50~60% 수준인 니켈 함량을 80% 이상으로 높이는 등 고전압용 소재를 개발에 에너지양을 늘리는 것이 목표다. 양극재 구성물질인 니켈, 코발트, 망간의 조성비 중 니켈의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밀도도 향상된다.
음극소재에선 기존 흑연계만의 소재에서 실리콘-탄소소재 복합 음극활물질을 개발해 단위 부피(㏄)당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게 된다. 에너지밀도 향상을 위해 고전압(5.0V) 환경에서도 전기화학적으로 안정된 전해액과 전해액 첨가제도 개발할 예정이다.전지의 부피와 무게를 감소시키기 위해서선 분리막의 두께를 기존 20㎛에서 18㎛로 얇게 하는 동시에, 충․방전시 전지의 열팽창을 방지하기 위한 다층 구조의 분리막 코팅기술 개발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4대 소재 혁신기술을 결합한 전지 시스템을 개발한 후 전기차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해 최종적으로 제품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출도 지난해 5억 달러 수준에서 2020년 37억 달러로 늘어나고 전기차와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만기 산업부 1차관은 “고밀도 전지 개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가 세계 전기차 및 이차전지 시장의 주도권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와 이차전지는 바늘과 실처럼 유기적인 연계산업인 만큼, 융합 얼라이언스 활동을 통해 기업 간에 긴밀히 협력해 협력의 시너지를 창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