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1대 뜨면 일자리 1000개 창출…日 마이주르 크루즈로 '대박'

입력 2016-09-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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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크루즈 5년간 연평균 9.1% 성장, 한-중-일 노선이 중심

▲내년 하반기 취항하는 국적 크루즈선과 비슷한 크기의 이탈리아 국적 코스타 빅토리아호.(해양수산부)
▲내년 하반기 취항하는 국적 크루즈선과 비슷한 크기의 이탈리아 국적 코스타 빅토리아호.(해양수산부)
내년 하반기에 취항할 예정인 최초의 우리나라 국적 크루즈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크루즈는 서비스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해양수산부가 핵심 사업으로 밀고 있다. 9월7일부터 9일까지 내년 취항하는 국적 크루즈선과 비슷한 크기의 이탈리아 국적 크루즈인 '코스타 빅토리아호'를 타봤다.

롯데관광개발은 올해 10회에 걸쳐 이탈리아 코스타 빅토리아를 빌려 부산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타 빅토리아는 내년 하반기 취항할 예정인 국적 크루즈선의 크기(7만 5000톤)와 같은 크루즈다. 호화(럭셔리) 크루즈는 아니고 일반(캐주얼) 크루즈에 속한다.

코스타 빅토리아는 최대 수용 인원이 2464명이다. 기자가 탄 날은 2300명이 승선했다고 한다. 가장 먼저 크루즈를 타고 놀란 것은 직원들 숫자였다.

동행한 김상기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 사무관은 "크루즈에는 통상 손님 3명 당 1명의 직원이 배치된다"며 "3000명이 타면 1000명의 직원이 필요하고 이번 코스타 빅토리아에는 2300명의 손님이 타서 760명의 직원이 서비스를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20대 취업자는 5만 4000명 증가에 불과하다. 크루즈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그 어느 산업보다 높은 셈이다.

아직 국적 크루즈선이 취항하기 전이지만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기자가 탄 크루즈에는 해수부가 모집한 크루즈 체험단 70명이 타고 있었는데 지원자가 3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모항으로 해서 출발하는 크루즈가 늘어난다면 충분히 시장 창출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해수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크루즈 관광객(모항 기준)은 연 평균 5.1%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연간 운임기준으로 332억 달러(38조9000억 원)로 추산된다. 가장 많이 크루즈가 다니는 지역은 카리브해(35.5%), 지중해(19.5%), 유럽(10.6%), 아시아(6.0%) 순이다.

특히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가 놀랍다. 최근 5년간 연평균 9.1% 성장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52.1%), 싱가포르(11.7%), 일본(8.6%), 인도(6.5%), 홍콩(5.7%) 등 중국 중심으로 시장이 급성장중이다.

지난해 기준 크루즈 관광객은 676만 명이다. 이중 한국, 일본, 중국 기항지 관광객이 47.2%(319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2004년 6만 명에서 올해 9월까지 150만 명이 크루즈를 탄 것으로 조사됐다.

크루즈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한다.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본의 마이즈루는 교토의 북부에 있는 조그마한 항구다. 기자가 직접 가본 마이즈루는 시골 소도시의 느낌이 났다. 그러나 부산을 출발하는 코스타 빅토리아가 후쿠오카에 이어 마이즈루에 기항을 하면서 최근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9일 마이즈루에서 만난 모리카와 히로유키 교토부 해외경제과 크루즈담당팀장(과장급)은 "마이즈루에 크루즈가 들어오면서 관광객이 많이 들어오니 지역주민들이 자부심도 갖게 되고 관광객들에게 대접하고 봉사해야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마이즈루는 지난해 크루즈가 8번 들어오면서 직접적으로 8000만 엔, 간접적으로 1억5000만 엔(약 16억 3000만 원)의 경제적인 효과를 얻었다.

크루즈의 미래는 밝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우선 국적 크루즈선을 만드는데 최소 2000억 원, 운영하는데 2500억 원이 넘게 든다. 또 크루즈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자가 탄 크루즈에는 일본인 2000명이 같이 탔는데 나비넥타이 정장, 드레스 차림의 남녀가 많이 보였고 사교댄스 등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저녁을 먹으면서 직원들과 함께 어울려 춤을 추기도 했다. 30대인 기자가 보기에도 신기한 광경이었지만 적극 참여하기에는 망설여졌다. 과연 한국인 2000명이 탔다면 이런 분위기가 가능했을지 의문이다.

해수부는 내년 국적 크루즈선 취항을 앞두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며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만의 문화를 담기 위해 크루즈에 포장마차, 노래방 등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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