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장기적인 동반성장이라는 전제하에 저축은행, PE 등 계열사와도 협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0년까지 회사수익의 15%를 투자은행(IB)사업단에서 낸다는 각오로 뛰고 있죠.”
대신증권의 투자은행(IB)사업단을 총괄하고 있는 정태영 부사장(IB사업단장, 사진)은 향후 비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14년 말 정 부사장이 대신증권 IB사업단을 맡은 후부터 체질개선이 뚜렷하다는 대내외적인 평가가 줄을 잇는다.
그가 맨 처음 손댄 것은 바로 IB본부 조직이다. 기존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과 기업공개(IPO), 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를 담당한 1개 부문 3개 본부에서 구조화본부와 어드바이저리(Advisory)본부를 신설해 2개 부문 5개 본부로 확대 개편한 것이다. 조직 확대에 걸맞게 능력 있는 외부 인재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과거 대우증권 IB본부 시절부터 손발을 맞춘 IB2 부문장 한여선 상무(ECM·DCM·자산유동화 총괄), 어드바이저리 본부장인 최범진 상무가 바로 그 주인공. 성과 면에서도 올 상반기 IB2 본부가 블룸버그 기준 상반기 IPO 대표 주관사 실적 기준 1위를 달성했다. 상반기 IB 2본부가 IPO를 한 기업들은 동양파일, 레이언스, 용평리조트, 한국자산신탁 등이다.
이 외에도 모든 본부의 재무성과가 목표 대비 초과 달성해 IB사업단이 대신증권에서 차지하는 손익 비중과 기여도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IB사업단은 140억 원의 세전 이익을 내며 13%의 수익 기여도를 이뤄냈다. 이는 정 부사장이 오기 전 수익 기여도(5~6%)를 두 배 웃도는 성적표다.
또 그간 중소기업 위주의 IB딜을 해오던 범위에서 벗어나 금호그룹, 한화그룹, SK그룹 등 대형그룹사들의 사모 후순위채 발행을 주관하는 등 IB업무 영역을 확장시킨 것.
정 부사장은 특히 어드바이저리 본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복합적이고 비정형적인 프로젝트를 향후 어드바이저리본부에서 전담할 것”이라면서 “사실 어드바이저리는 인수·합병(M&A) 업무라는 공식이 정석이었는데, 증권업계에서 회계법인이나 외국계에 밀려 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치 못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당사의 어드바이저리본부는 M&A는 물론 해외부동산, SOC관련 투자와 M&A인수금융 주선 등 기존 단순중개에서 벗어나 투자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부동산은 다른 증권사들이 눈여겨보는 아시아지역 위주로 관심을 두고 있다.
대신증권 투자은행(IB)사업단은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네트워크모임인 ‘밸런스클럽’도 주관하고 있다. 검증된 자료를 가공해서 IB본부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한편, 반기마다 한 번씩 모임을 하고, 관련 기업이 원하는 IPO 등 재무적 아이디어도 제공해준다.
한편 최근 정부가 내놓은 초대형 IB 육성방안에 따른 대신증권의 전략과 관련 정 부사장은 일단 각 계열사가 구축한 고유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현재 대신증권의 2015년 말 기준 자기자본은 1조7300억 원 규모다. 계열사로는 대신PE, 대신F&I, 대신저축은행, 대신자산운용, 대신경제연구소 등을 거느리고 있다.
정 부사장은 통상적인 증권사들의 IB와는 달리 계열사들과의 ‘협업을 통한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신F&I는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 등을 인수하는 등 기존 NPL(부실채권) 투자 일변도에서 벗어나 부동산을 포함한 대체투자 영역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며 IB사업단과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대신PE 역시 세컨더리 펀드 소싱, 신기술금융투자 조합 추진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 기회를 확대 중이며, 저축은행도 최근 총 여신 1조 원을 돌파해 이와 관련한 협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IB업계 맏형으로서 과거 대비 최근 두드러지는 IB업계 트렌드에 묻자 정 부사장은 ‘투자기능의 활성화’를 손꼽았다.
과거 전통적인 IPO수수료 등 발생시장 수수료 기반 IB비지니스에서 근래 M&A 인수금융 제공, 부동산PF의 신용 공여, 구조화의 신용보강,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등과 같이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정 부사장은 “이 같은 변화는 결국 유동성은 확대되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투자 수익률에 대한 갈증이 현실화된 것”이라면서 “여기에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기관에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고, 증권사 IB업계가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넓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대신증권 IB사업단 역시 이처럼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내년에는 해외기업의 국내상장, 인프라 관련 PF, 기업들의 사모채권 및 메자닌채권 인수 주선 등 다양한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해 저금리 금융환경에 적합한 상품개발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정 부사장은 “증권사들도 더는 국내에만 안주하지 말고 해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해외네트워크를 키우고 그에 따른 감을 익히려면 현업에서 뛰는 IB맨들도 변화하는 환경을 재빨리 파악하고 자기계발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