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대한민국 1호 '시계수리 명장' 장성원 씨

입력 2016-09-08 10:4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0.01mm의 오차도 용납 못하는 '시계 名醫'

▲장성원 씨가 서울 남창동 남대문시장 내 공방에서 시계를 수리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오는 시계들이 많아 수리를 맡길 경우 찾기까지 길게는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장성원 씨가 서울 남창동 남대문시장 내 공방에서 시계를 수리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오는 시계들이 많아 수리를 맡길 경우 찾기까지 길게는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남대문시장 한편에 자리한 시계공방. 그곳엔 눈을 크게 뜨고 봐도 보이지 않는 현미경 속 세상이 있다. 제각기 다른 시간에 멈춰 있는 고장 난 기계식 시계들 옆 머리가 희끗한 시계수리공의 손길이 분주하다.

수리공은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능숙한 솜씨로 쇠막대를 깎는다. 두께 2㎜의 쇠막대가 네 단계의 가공작업을 거쳐 톱니바퀴로 재탄생한다. 겉 12개, 속 8개의 톱니로 구성된 바퀴의 직경은 1.69㎜, 축과 연결되는 구멍의 지름은 채 0.5㎜가 안 된다.

‘걸리버 여행기’ 속 소인들의 기계 부품 같은 톱니바퀴가 시계 속에 새로이 자리 잡자 태엽은 다시 시계 초침을 돌린다.

대한민국 1호 시계수리 명장 장성원(64) 씨. 그는 홀로 터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시계 속 작은 세상을 40년 넘게 탐험해왔다.

학창 시절 귀하디귀하던 친구의 시계를 겁 없이 뜯어 보았다 망가뜨린 호기심 많은 소년. 그 소년은 어려운 집안형편 탓에 열일곱 나이에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고 지인의 소개로 시계와 본격적인 연을 맺었다. 제대로 된 교본이나 스승도 없던 시절, 때로는 선배 기술자들의 업신여김을 당하기도 하며 어깨 너머로 기술을 배우고 온갖 시계를 분해했다 재조립하며 홀로 기술을 연마해 나갔다. 그리고 그 노력은 빛을 발했다. 전국기능경기대회 금메달 수상! 이후에도 남다른 행적을 보이던 그는 1997년 시계수리 분야 최초로 대한민국 명장의 자리에 오른다.

수리가 불가능해 보였던 시계가 ‘마지막 종착지’인 그의 손을 거쳐 새 생명을 얻었을 때, 기뻐하는 시계 주인의 모습을 보며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장성원 씨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요즘 청년들은 너무 빨리 결과물을 얻으려 하는 것 같아. 시계 수리 기술을 배우겠다고 찾아왔다가 채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나가버리지. 무엇이든 오랜 시간 끈기를 가져야 성공하는데 말야….”

‘더 빠르게’만을 추구하며 사는 우리들에게 수십 년 동안 오로지 기계식 시계와 함께해온 그가 전하는 ‘아날로그’ 교훈이 아닐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떤 주담대 상품 금리가 가장 낮을까? ‘금융상품 한눈에’로 손쉽게 확인하자 [경제한줌]
  • 2025 수능 시험장 입실 전 체크리스트 [그래픽 스토리]
  • "최강야구 그 노래가 애니 OST?"…'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를 아시나요? [이슈크래커]
  • 삼성전자, 4년 5개월 만 최저가...‘5만 전자’ 위태
  • 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진 철회…"신뢰 회복 위한 최선의 방안"
  • 재건축 추진만 28년째… 은마는 언제 달릴 수 있나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불허…“관련 법익 종합적 고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1심 징역 2년 6개월…“죄질 불량·무책임”
  • 오늘의 상승종목

  • 11.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8,762,000
    • +1.92%
    • 이더리움
    • 4,510,000
    • -2.8%
    • 비트코인 캐시
    • 618,500
    • +0%
    • 리플
    • 973
    • -4.42%
    • 솔라나
    • 302,200
    • +0.43%
    • 에이다
    • 815
    • -0.85%
    • 이오스
    • 770
    • -4.11%
    • 트론
    • 250
    • -5.3%
    • 스텔라루멘
    • 175
    • -4.37%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000
    • +9.92%
    • 체인링크
    • 19,040
    • -4.8%
    • 샌드박스
    • 403
    • -3.8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