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 12년 차를 맞은 한국과 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선되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중남미 시장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청회를 열고 한ㆍ칠레 FTA 개선 타당성을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한ㆍ칠레 FTA는 2004년 우리나라 최초의 FTA로 발효돼 양국 교역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과 칠레의 교역 규모는 2003년 15억7500만 달러에서 지난해 61억4400만달러로 4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수출 품목 수도 55개에서 134개로 2.4배 증가했다.
우리나라와 칠레는 현재 품목 수 기준으로 각각 96.2%, 96.5%씩 관세를 철폐했다. 내년에는 철강, 섬유, 의류에 대한 칠레 측 관세가 완전히 사라진다.
하지만 협정 발효 10년이 지나면서 변화한 통상 환경을 반영해 양국 FTA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양국은 지난해 4월 정상회담에서 FTA를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이후 자유무역위원회 등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왔다.
여한구 산업부 FTA정책관은 개회사를 통해 “한ㆍ칠레 FTA 발효 이후 12년이 지나는 동안 많은 FTA가 체결됨에 따라 경쟁여건이 변화하고 글로벌 통상규범이 진전됐다”면서 “이러한 상황 변화를 반영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정인교 인하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통해 한ㆍ칠레 FTA가 개선되면 양국 관심품목 등 시장접근의 추가자유화와 금융서비스 개방이 이뤄져 우리나라의 GDP가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또 서비스ㆍ투자ㆍ금융ㆍ원산지ㆍ정부조달 등 규범이 개선되며 문화와 에너지 자원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확대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도 토론자들은 FTA 개선이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필요성이 크다는 데 공감했다. 또 업그레이드 협상은 글로벌 규범의 논의 동향을 반영하고 무역기술장벽 등 비관세 장벽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장상식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중남미 진출 확대를 위해서라도 협력 파트너인 칠레와의 개선협상을 조기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영 코트라 FTA지원팀장은 “비관세장벽이 개선협상에서 논의돼 기업 애로사항이 근본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번 공청회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 보고 등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