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헬조선이 되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헬조선을 외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장 망했어야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우울하고 불행한 나라에서 하루하루를 죽지 못해 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과연 대한민국 현실은 헬조선일까. 헬조선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은 불과 50년 전만 해도 아프리카보다 못 사는 최빈국이었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올라서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 중 하나인 일본 국민보다 해외여행을 더 많이 다니는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경기 불황에 여기저기서 경제가 파탄 일보 직전이라며 기업들이 죽겠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해운과 조선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 상반기 상장사 기업 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 또한 헬조선을 외치는 사람들은 삼성전자 착시효과라느니 불황형 흑자라고 폄하하기 바쁘다. 그렇지만 삼성전자를 빼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조금 줄었지만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오히려 급증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00달러가 넘던 국제유가, 천정부지로 치솟던 철광석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락했다.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원가가 줄어드니 제품 가격도 내려갔고, 당연히 매출 규모도 감소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증가해 매출 100억 원에 이익 1억 원이 나던 상황에서 매출 90억 원에 이익 1억5000만 원이 나고 있다. 이것을 불황형 흑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분명 불경기라고 하는데 세금은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고치로 많이 걷히고 있다. 이를 두고 헬조선을 외치는 사람들은 경기불황에 세금만 잘 걷히는 나라라고 한다. 수익이 없는데 세금만 더 걷힐 수 있을까. 경기 활황에도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겐 세금 고지서가 나오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대한민국을 젊은층이 왜 헬조선이라고 부르는지 이상하게 여긴다고 한다.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해 프랑스와 영국과 같은 신용등급을 매겼다. 이런 나라에서 젊은층이 헬조선이라며 자조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외국인은 많지 않을 것이다.
헬조선이라는 패배주의에 빠져 투자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헬조선의 아파트 가격은 거품이라며 곧 폭락할 것이라고 외치던 이들의 주장에 동조한 사람이라면 지금의 전세금으로 3~4년 전에 그 집을 살 기회를 놓쳤다. 주가지수 1000포인트로 폭락했어야 할 주식시장은 2050포인트를 넘나들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같은 시세로 전세 살던 사람이 집을 사서 몇 억 원을 벌고, 자신보다 적은 현금을 들고 있던 사람이 주식투자로 몇 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헬조선에 빠져 있던 사람은 자신만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에 빠진다. 그리고 뒤늦게 뛰어들 때, 그때 상투를 잡고 두고두고 고생할 수 있다.
무조건 부동산을 구입하고 주식을 사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최소한 재테크나 경제활동은 어떤 주장이나 현상에 대해 보고 싶은 대로, 듣고 싶은 대로만 하지 말아야 한다. 이성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한강의 기적은 헬조선을 외친 사람이 이룬 것이 아니라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 ‘한번 해 보자’라는 희망과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이 만들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