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투어리츠’가 오는 9월 초 상장된다. 이는 국내에서 4년만의 상장이자 호텔리츠로는 처음이다. 그만큼 국내 시장에서 리츠가 상장하는 길이 막혀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 ‘어려운 걸’ 2번이나 해낸 사람이 있다. 바로 김형옥 모두투어리츠 본부장이다.
서울 시청 인근 모두투어리츠 본사에서 만난 김형옥 본부장(43)은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을 보였다. 공모리츠 활성화에 앞장서온 만큼 최근 공모리츠에 대한 분위기 및 인식의 전환 등으로 시장이 점차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REITs)는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 펀드다.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한다.
김 본부장은 “리츠의 목적 자체가 거액을 투자할 수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부동산을 유동화해 투자가 가능하게끔 하는 것이었지만 이에 대한 발판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며 “이번 모두투어리츠 상장을 계기로 공모리츠 활성화가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일명 ‘리츠 3세대’라고 불리는 김 본부장이 리츠업계에 뛰어든 지는 7년 남짓이 됐다. 리츠가 국내에서 태동한 2001년 이후 현재까지 절반에 가까운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건설사에 몸담았던 김 본부장은 2010년 당시 공모리츠 시장의 성장가능성에 주목, 광희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에 합류했다. 이후 1여년 만인 2011년 7월 광희리츠를 상장시켰다.
하지만 리츠의 설립기준과 운용요건, 상장요건이 까다로웠던 탓에 국내 리츠시장은 기관투자자 중심의 사모리츠 위주로 형성, 시장의 성장속도가 상당히 더딘 실정이다. 비슷한 시기에 리츠가 도입된 일본의 리츠시장 규모는 지난해 110조원으로 국내의 10배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국내 시장은 걸음마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이 같은 와중에 김 본부장이 주목한 것은 바로 앵커리츠다. 이는 특정기업이 대주주가 돼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리츠를 설립하는 것으로 스폰서리츠라고도 한다. 특히 기업이 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공모리츠의 중요 요건 중의 하나인 도덕성이 안정적으로 담보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모두투어리츠의 경우 모두투어가 대주주로 참여해 자금조달과 자산운용 전반을 지원한다”며 “이미 글로벌 리츠에는 업종 연관성이 있는 스폰서가 주도한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리츠는 호텔리츠로 국내비즈니스호텔과 국외 리조트 및 비즈니스호텔에 투자해 그 수익을 배당한다.
‘모두투어리츠’는 현재까지 3개 호텔 자산 700억원을 달성, 올해 3% 대 이상의 배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된 대로 투자가 이뤄질 경우 5%대의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편 김 본부장은 “시장이 커질만한 여건이 됐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 호텔이나 물류, 쇼핑몰 등에 특화된 리츠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당 업종의 대표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