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주범으로 꼽히는 옥시레킷벤키저의 존 리(48) 전 대표가 법정에 나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부장판사)는 24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존 리 전 대표와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 등 10명에 대한 6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존 리 전 대표 변호인은 이날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을 검사하지 않은 사실을 몰랐고, 유해성이 있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 했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용기 겉면에 붙어있는) 라벨은 본인이 재직하기 이전부터 쭉 사용돼 온 것”이라고 밝혔다. 존 리 대표 역시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이날 조모 옥시 연구소장 등 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달 31일 존 리 전 대표를 신문한 뒤에 다음 달 12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이들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별도로 진행하던 존 리 전 대표 사건과 신 전 대표 사건을 병합했다.
검찰에 따르면 존 리 전 대표는 2005년부터 2010년 5월까지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독성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들어간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을 제조ㆍ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존 리 전 대표는 또 인체 안전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용기 겉면에 ‘아이에게도 안심’ ‘인체에 무해’ 등의 광고 문구를 넣어 판매해 온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