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생인 박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회장,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냈으며 빈민선교와 인권운동, 민주화 운동에 평생을 헌신하며 ‘길 위의 목사’로 불렸다.
고인은 1959년 4월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공덕교회 부목사로 부임하며 목회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평범한 목회자였던 박 목사는 1960년 4·19혁명을 계기로 교회 밖으로 나오게 됐다. 당시 결혼식 주례를 마치고 나오던 길에 총소리와 함께 피 흘리는 학생들을 목격한 박 목사는 충격에 휩싸였고, 본격적인 ‘길 위의 신앙’을 펼쳤다.
그는 1973년 4월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플래카드와 전단을 배포하려다 실패하고 나서 ‘내란예비음모죄’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는다. 이어 1978년 2월에는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3·1 민주선언’을 발표했다가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여섯 차례 옥고를 치렀다.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박 목사는 지난 2014년 법원의 재심 결과 무죄를 선고받으며 35년 만에 억울함을 벗었다.
저서로는 ‘해방의 길목에서’, ‘해방을 향한 순례’, ‘파수꾼의 함성’,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01호실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종렬·종관 씨, 딸 순자·경란 씨 등 2남2녀가 있다.